가정을 사랑의 공동체로 회복하는 첫걸음은 내 자식을 덜 돌보는 것(사교육을 버리는 것)에서 시작한다

박경철은 이야기 한다.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 장사가 너무 안 된다고 힘들어 죽겠다고 하십니다. 이마트에서 피자를 만들어 파는 바람에 우리 피자집 손님이 반으로 줄어서 살기가 어렵다고 말해요. 대기업이 왜 피자를 파냐고 흥분해서 댓글 달고 그러죠. 그런데 저녁에 아들이 통닭 한 마리 시켜달라고 하면 롯데마트에서 통 큰 치킨 사와라, 이럽니다.”

또 이야기한다. 시골에서 장남 하나만 대학까지 시켜 놓으니, 자기 때문에 공부 못하여 가난한 형제들을 돌보지 않는다. 부모가 더 이상 바라는 거 없다. 아무 것도 해줄 필요 없다. 이제는 못 배우고 가난한 네 동생들 돌볼란다.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대기업에게 얘기한다. 법만 지켜라. 세금 낼 거 세금내고, 구멍가게 엿보지 말고 네 하던 거나 해라. 자동차만 해라. 광고회사 만들지 말고, 운송업체 만들지 말고, 건설회사, 빵가게 만들지 말고. 네 하던 거만 열심히 해라. 그래야 젊은이들이 희망을 가질 거 아니냐? 대충 생각 나는대로 두드려 보았는데 아무래도 원전이 낫다. 다시 빌려 확인해야지.

“대형 마트가 아닌 시장에서 콩나물을 사는 것에서부터 그 변화가 시작된다고 말한다. 한국에서 해방 이후 고착된 성장 일변도의 정경 유착과 자본 집중 시스템은 수명이 다했다. 이 시스템을 하루 빨리 버리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앞으로의 30년을 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은 일본의 거품 붕괴와 미국의 모기지론 사태 같은 경우를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따라서 자각과 실천이 절실하다. 즉 아래로부터 연결이 경제의 본질이기 때문에 부모들이 연대해 아래로부터 경제를 바꾸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범은 아이들이 즐겁게 공부를 하길 바란다면 초등학교 때 선행 학습, 자기 주도적 학습을 방해하는 종합학원, 문제집만 푸는 사교육을 당장 끊으라고 당부한다. 그렇다. 방학 내내 노는 아이에게 희망을 가지자. 윤구병 선생 얘기처럼 합격시켜주기 위한 검정고시에 초등학교 1학년 정도의 아이가 3개월 공부하여 합격한 것처럼. 기다려 주는 것. 지켜보는 것 그것이 교육이거늘. 그게 안 된다. 그리고 나의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을. 나임윤경은 가정을 사랑의 공동체로 회복하는 첫걸음은 내 자식을 덜 돌보는 것(사교육을 버리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그렇다. 정태인의 이야기도, 조국과 심상정의 이야기에도 그렇다 한다. 헌데, 신영복, 이이화 이야기는 지루하다. 너무나 많이 들어서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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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내용]

자녀와 엄마의 관계는 어떤가 볼까요? 그렇게 성실하게 아이 교육에 헌신하고 사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나면 50대가 돼요. 노후 대책이 있을까요? 55퍼센트는 없다고 말하죠. 지금의 50대가 70대가 되면 골치 아파지는 거예요. 부모가 그렇게 아이에게 헌신했는데 아이는 엄마와 어떤 관계를 갖고 있을까요?

보통 여성은 심리학이나 교육학에서 관계 지향적이라고 하잖아요. 오늘날 엄마와 자식 간의 관계 지향성은 변용되고 있다고 저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변용되고 있다는 건 관계가 도구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거죠. 예를 들어 엄마는 애가 공부하기 싫어하는 걸 알아요. 아이의 비위를 맞추기 위히해서 관계가 좋은 척하는 거죠. 또 엄마는 밖에 나가서 다른 엄마들과 교류하긴 하지만 피상적인 관계예요. 엄마들의 관계도 경쟁적이고 피상적인 거죠. 엄마들끼리의 관계도 결국 교육 때문에 이뤄지니까. 관계 지향적이라는 여성들의 모습이 이상한 방식으로 왜곡되고 변형되고 있는 거예요.

오늘도 교육 기관에 있는 어떤 선생님하고 얘기를 하다 왔는데, 자기 아이의 핸드폰에 문자가 떴기에 슬쩍 봤더니, "그 년 나갔어" 라고 돼 있더래요. 그게 뭘까 궁금해서 아들이 목욕하고 있는 사이에 문자를 쫙 봤더니 그 년으로 지칭되는 문자가 굉장히 많더래요. 이 번호가 누구일까 궁금해서 한 번 눌러봤더니 아들의 가장 친한 친구가 받더라는 거죠. 그래서 얼른 끊었다는데, 결국 '그 년'이 아이의 어머니라는 걸 알게 되었대요. 그분이 흥분해서 얘기하더라고요. 이미 7~8년 전부터 엄마를 미친년이라고 부르는 아이들이 꽤 있었어요.

아이들이 영리하기 때문에 자기 엄마를 '미친년'이라고 부를망정 '그녀'의 말을 들으면 어디든 대학엔 간다는 것까지 알아요. 요즘에는 순진한 애들이나 반항한다더라고요. 순진하고 낭만적인 애들이나 반항하지 똑똑하고 현실적인 아이들은 반항도 안 해요. 그 여자 말 들으면 서울에 있는 대학은 가니까.

한국 가족의 내면을 보면 자식과 어머니의 관계가 굉장히 도구적이예요. 아버지는 무관심해야 하고 엄마는 정보력이 많아야 하고 할아버지는 돈이 많아야 자식 교육에 성공한다잖아요. 애정은 돈으로 사오는 아주머니가 메워주죠. 기능이 철저하게 분업화되어 있어요. 프로젝트가 완성되려면 기능이 철저하게 분업회되어 있는 게 좋아요. 협력이나 소통 없이 기능적으로 움직이고 각자의 분업에 충실할 수 있을 때 프로젝트를 효육적으로 달성할 수 있겠죠. 그러면 아이들은 대학 혹은 일류대 가는 기능을 담당하죠. 그래서 아이가 대학에 갔을 때 가장 기뻐하는 사람은 자기가 아니라 자기 부모라고 생각해요. (139~140p.) 「사교육과 외도, 그 오묘한 관계」- 나임윤경

충격이다. 그 년, 그 여자, 미친년. 이런 말은 말할 것도 없고, 기능이니 도구니 프로젝트, 분업, 결과.. 이런 말을 써서 한 가정을 설명하는데 그 설명이 너무나 매끄럽게 흘러가는데다 나는 도무지 아무런 반론도 제기할 수 없다는 사실에 충격받는다.

이런 기이한 현상에서 벗어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문제는 뛰어난 지도자가 짠 하고 나타나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누구 한 사람이나 제도만 가지고는 해결이 안 나요. 학버 사회, 신자유주의 체제, 양극화 등 우리 사회의 문제가 총체적으로 얽혀서 나타나는 현상이니까요. 그렇다고 다들 미쳤어, 미친 거야, 하고 혀를 차면서 불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어요. 번져나가는 불길에서 내 가정만, 내 아이만 안전할 수 없거든요. (152p.) 「사교육과 외도, 그 오묘한 관계」- 나임윤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