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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논어에 보면 ‘從心所欲不踰矩’(종심소욕 불유구) 이란 경지가 나온다. 나이 일흔에 이르면 자기 마음 가는 데로 해도 세상의 이치에서 어긋남이 없더라 하는 말이다. 나는 이 말이 우리의 진정한 자유에 대한 핵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자유는 막상 무한한 자신만의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실제는 이 세상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세상과 무관한 자유는 내가 어울리는 삶을 추구하는 이상 완전한 자유가 아니다. 도인의 자유보다 이 세상을 자유롭게 향유하는 것이 어쩌면 소시민의 바람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이러한 현실적인 자유에 대한 책이다. 세상에 어울리면서도 자신을 위한 자유를 느끼려면 우리에게 먼저 ‘너 자신을 알라’ 라고 말한다. 자신이 정말 자유로운지, 자신이 자기 인생의 주인공인지 먼저 묻는다. 자신을 안 후에 진정한 자신이 원하는 자유를 설정하고 그것을 위해 다시 자신의 한계를 알고 극복하고 슬기로이 자신을 개발하라고 토로한다.

저자는 심리학자답게 다양한 심리적 측면을 조명한다. 자신에 대해 순간순간 알아갈 때 빠지기 쉬운 함정과 난관들을 가능한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순간순간의 친절함에 ‘아 정말 맞는 말이야’ 하고 감탄스럽기도 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의 약간의 주제의 혼란함을 느끼기도 했다. 이 책을 두 번째 읽어 봤지만 역시나 주제를 잡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어쩌면 저자는 너무나 많은 생각들을 던져 놓고 내 인생을 살면서 두고두고 곱씹어 보라 의도하는 지도 모른다.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는 어렵지만 개별적인 항목에서 이 책은 다양한 패턴을 제시하고 있다. 목표를 설정해 보고, 연습해 보고, 다시 결과를 반추해 보는 등 마치 초등학교 교사 교재의 실전편을 보는 느낌이었다. 저자의 그러한 세세함이 느껴지는 점은 이 책을 다시 읽음에 더욱 재미를 가지게 하는 면이었다. 저자의 자유로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끝없는 자신에 대한 고찰이라 느껴진다. 자신에 대해 고찰하고 확인하고 여러 방향으로 도전하면서 우리는 자신의 자유를 진심으로 그리고 뜨겁게 추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