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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마마’의 리더, 신연아의 음악에세이다.
처음에 제목과 샛노란 책표지만을 보았을 땐, 노래 잘하는 여가수의 일상에 관한 가벼운 끄적거림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신연아씨가 맛깔스럽게 글을 잘 쓰며(2009년 한국신문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신문 읽기 스타’라고 한다!!) 실용음악과 대중음악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음악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하고　있는　타고난 얘기꾼임을 안 것은 책의 첫 몇 장을 넘기기도 전이었다.

이 책은 그녀의 굴곡 많은 음악인생과 더불어

서른 명이 넘는 뮤지션과 그들의 음악에 관한 이야기다.

클래식이나 재즈의 경우에는 작곡가나 연주자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이 많이 있지만, 대중음악(혹은, 실용음악)의 경우에는 흔치 않다.

이 책을 통해, 여러 실력파 뮤지션들을 만난 것은 물론이고, 주옥같은 명곡들을 알게 된 것은 가장 큰 기쁨이라고 하겠다.

책 부록으로 신연아의 목소리가 담긴 3곡이 담긴 작은 CD도 귀엽고 소중하다.

단지, 잘 알려지지 않은 뮤지션의 경우, 사진이나 앨범 자켓이 실려 있었더라면, 소개하고 있는 음악의 경우, 단 몇 곡이라도 들어볼 수 있게 부록CD가 실려 있었더라면 훨씬 이해가 잘되고 그녀의 이야기에 공감하기가 더 쉬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칭송하는 뛰어난 보컬리스트인 그녀지만, ‘음악을 영원히 끝나지 않을 지독한 질투’라 표현하며 끝없이 알아가고 싶다는 그녀의 야무지고 당찬 바램이, 고집스러운 그녀의 음악 철학이, 또한 늘 음악과 하나인 그녀의 일상이 웬지 부럽다.

그녀가 자신있게 소개한 여러 뮤지션 중에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여성보컬이 있다. ‘에바 캐시디(Eva Cassidy)’. 소박한 듯 애절한 그녀의 목소리를 난 참 좋아한다. 몰랐는데 그녀는 서른셋에 암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서른셋이란 나이는 그야말로 감성이 익어가는 시절, 제법 안정을 찾고, 열정과 이성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으며, 세상의 이치를 조금씩 깨우치면서 꿈을　이루어가는 나이. 신연아씨도 빅마마 2집으로 한참 활동했던 시기라고 한다. 화려하게 꽃필 나이에 요절한 그녀의 인생과 재능이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

지금 내 나이 서른셋이 여서인가.

오늘은 서른셋의 감성으로 ‘에바 캐시디’의 ‘Autumn Leaves'를 들으며 하루를 마감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