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려면 책 머리의 가계도를 몇 번이나 뒤적여야하는 불편을 감내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 만큼 인물들의 가계도가 복잡하고 등장하는 인물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오만과 편견>에는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성격의 인물들을 고루 등장하는데 이들의 심리와 행동을 분석하다보면 우연히도  우리 주변의 인물들과도 일치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첫 만남에서 상대가 행한 말과 행동을 그의 전부인 것 처럼 오인한 엘리자베스는 자신이 제법 사람을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보는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편협된 오류를 드러낸다. 엘리자베스와 그녀의 가족들, 주변사람들에게 오만하고 건방지며 가벼운 사람으로 낙인 찍힌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에게 호감을 느끼나 엘리자베스는 처음 가진 다아시에 대한 편협된 생각을 바꾸지 못한다. 왜 그녀가 자신에게 자못된 인식을 갖게 되었는지를 알게 된 다아시는 편지와 행동으로 그녀의 생각이 편견이었음을 증명하고 결국 엘리자베스는 자신이 모든 사람들을 자신의 잣대로만 평가하는 잘못된 습관이 이었음을 인정하고 행복해진다는 얘기다.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캐릭터들이 글의 연결과 흐름에 재미를 준다. 우선 남의 시선을 무척 의식하는 허영스러운 엘리자베스의 어머니 베넷부인, 착하고 사려 깊으나  진심을 남에게 잘 드러내지 않아 오해를 받는 엘리자베스의 언니 제인, 친절하고 예의 바르며 자상하나 뭔가 우유부단하다는 느낌을 주는 빙리, 천방지축 자신의 이익과 욕망만을 충족하는게 최우선인 그녀의 동생 리디아, 리디아와 비슷한 성향으로 자신의 욕심을 위해 위선을 마다하지 않는 위컴 등이 그들이다.

앞서 말한대로 시대의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지금 내주변에도 이 소설 속 등장인물들 처럼 처음엔 호감이 갔다가 이내 질려버리게 하는 사람도 있고, 처음엔 별로였으나 만날수록 매력이 넘치고 진중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어떻게 구별해낼지는 제인 오스틴이 말해줄것이다.

선입관을 갖지말라...시간의 힘을 빌리면 결국 진위를 판가름할 수 있을 것이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너무도 유명한 책이라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부연하자면 모든 책이 그렇겠지만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제대로 번역한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반석출판사에서 나온 이 책은 전체의 내용을 대강 훑는 정도에만 그친다고 볼 수 있다. 번역의 매끄러움이 떨어져 조금 짜증스럽기도 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