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가 없는 아이로 태어났으나 부모와 주변인들이 따뜻한 사랑으로 잘 성장한 오토다케의 이야기는 굳이 책을 읽지 않아도 다큐멘터리나 여러 강연회 등에서 한번쯤은 보거나 들었을 것이다.  책이 나온지 20여년이나 되었는데 미안스럽게도 이제야 책을 읽어볼 마음이 동하게 이 책을 꼭 읽어야되나 망설이게할 만큼 이 남자의 삶을 대체로 알고 있다고 믿고 싶었다.

 살아있는 일본인으로는 우리 나라 교과서에 최초로  실린 일본인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참으로 열정적이고 세계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와 정서가 비교적 비슷해서 나와 다름을 인정하기가 무척 힘든 일본사회에서 차별의 늪에 던져졌는데도 이를 부정하지 않고 먼저 손을 내밀고 다가서는 용기도 그의 이런 열정에 한 몫을 했지 싶다.

또한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 준 최초의 유치원 친구들이 부모보다 더 큰 삶의 가로등이 되어주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가 말했듯 어린이는 편견이라는 것이 없다. 어린 아이들에게 편견을 심어주는 어른이 없다면 아이들에게  신체적 차이는 아무 문제도 되지 않을 것이다. 각별히 신경써준 초등학교 선생님 두 분도 그의 삶에 빼놓을 수 없는 나침반 역할을 하신것 같다. 우리 자식 놈들도 이런 훌륭한 선생님들을 만나는 기적이 일어났으면 하는 기도를 하고 싶게 만드는 좋은 사람들...그가 사람들에게 목표를 정하고 부단히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강변할 수 있도록 만든 거름은 대부분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 덕분인 것 같다.

 몇 해전 MBC 프로그램 중 하나인 '세계의 창 W'에 등장했던 닉 부이치치의 싱글벙글한 표정과 당당한 말투에 반해 그가 방한 하자마자 아이들을 이끌고 그를 만나러 갔던 기억이 난다.

책이 아닌 직접 대면을 통해 그의 행동과 삶을 들여다보니 감동이 더 했고 그 날만큼은 모두가 버겁다고 엄살을 부려대던 자신의 하찮은 고민을 내려놓고 용기를 듬뿍받고 집으로 향했을 것이다. 아마 오토다케 라는 인물도 자신의 장애극복기를 통해 다른이들의 삶에 따스한 햇살을 비춰주고 싶었으리라.

 

	지금도 종종 길을 가노라면 스쳐 지나가는 아이가 묻는다. '저 사람 팔 다리가 없어. 엄마, 왜 그래?' 엄마는 당황해서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라고 내게 시과한 후 '입다물고 빨리 가자'하고 아이를 잡아끈다. 그럴때마다 나는 안타깝다. 또 한 사람, 장애인을 잘 이해해 줄 사람을 잃었기 때문이다  ..........중략............... '왜 그렇게 됐지요?라며 그들이 물어 오길 바란다. 그 의문이 마음에 쌓인다면 장애인에 대한 '마음의 장벽'이 되고 말것이다. 그러나 그 의문이 풀리고 아이들 마음 속에 장애인에 대한 익숙함이 생겨났을때 '마음의 장벽'은 사라진다.

 

 <오체불만족>이 베스트셀러가 된 뒤 그의 삶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온 모양이다.

세상이 다 아는 유명인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부담스러웠을까. 착한 어린이 오토로만 기억하려 억지를 부리는 독자들에게 자신도 욕망을 지닌 보통 사람일 뿐이라고 강변하는게 얼마나 헛된 몸부림이었을지 이해가 간다. 이를 이겨내고 삶의 목표와 방향을 정했다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