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마음먹기에 따라 통제되거나 자유롭게 하는  삶의 양식이라고 생각된다. 계율이나 교회법 등을 지켜야 된다는 마음이 크게 잡으면 통제되는 종교가 될 것이고, 양심과 믿음을 걸고 정신적 가치를 추구한다면 자유로울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다보니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는 듯하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스님이지만, 종교적인 입장보다는 명상과 지혜라는 것에 큰 비중을 두고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도 스님이기 전에 가족이나 대학생활, 여자친구 등의 인간관계를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전세계에 명상을 알리기 위해 많은 여행을 하는 스님이라고 생각된다.

 

책을 처음 접했을 때는 종교적인 색체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끝까지 읽은 후 생각이 바뀌었다. 삶의 지혜를 쉽고 재미 있게 담고 있어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어쩌면 목표나 목적을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는 것이 어리석은 일인지도 모른다. 어떤 것을 달성하거나 목적을 이루면 정말 대단한 행복이 찾아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현대인들은 스스로 만든 덫에서 허우적대는지도 모른다. 자기계발이나 자기변화를 위해 수많은 목적과 목표를 수립하고 이것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자기실현 혹은 자아실현이 인간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일까? 정부 고위직이나 대기업 고액연봉자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 것일까? 고급 아파트와 주택, 고급 외제차가 우리들에게 행복을 주는 것일까? 눈에 보이는 물질을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인생과 삶, 죽음, 부존재 등의 문제에서는 물질이 크게 소용이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물질을 추구하면서 회피하는 듯하다. 하지만 삶의 방식이 물질의 풍요에 너무 치중하다보니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할 겨를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보다 배부른 돼지가 낫다는 말에서도 보면 차라리 배부른 돼지가 풍요의 상징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기준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기준으로 볼 줄 하는 지혜가 필요한 듯하다.

 

책에서도 말하고 있지만 고통이라는 것에 현대인들은 매우 민감하다. 힘들고 어렵고 더러운 것들에 대하여 나쁜 것이라고 단정하지만, 고액의 보수가 따를 때에는 모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우리의 삶의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돈이 너무나 강해진 현대사회는 다른 정신적 가치를 생각하지 못하게 만든지도 모른다. 그리고 화려한 과거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 어른들의 삶의 전부처럼 여겨지고 있다보니 도덕성이나 책임감에 대한 문제도 양산되는 듯하다.

 

책에서 담고 있는 이야기들은 정말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듯하다. 이중에서도 구더기가 사는 똥무더기의 이야기는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하다. 사람들의 눈에는 더러운 것이지만, 구더기에게는 똥무더기에서 사는 것 자체가 천국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다가올 미래를 비관적으로 예상하여 걱정하는 것도 정말 안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된다. 과거의 경험도 중요하고, 다가올 미래도 중요하다. 하지만 과거를 만들고 미래를 만드는 것도 현재라는 사실을 책에서는 일깨워주고 있다. 행동주의에서 중요시 생각하는 지금-여기 라는 관점이 많은 철학적 의미를 주는 듯했다.

 

책에서는 후반부로 갈수록 명상에 대한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명상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지만,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힘을 주는 듯했다. 뭔가를 하고 있어야 심리적 안정을 찾는 요즘과 같은 현실에서는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된다. 뭔가에 메어 있고 속박되어 있으면 편안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심리적 불안을 계속 만드는 듯하다. 예전에 직장 바로 앞에서 저자가 봉은사에서 강연하는 것을 알았지만, 일을 하는 도중이라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참석하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쉽다. 로버트 할리를 닮아서 지금도 그분의 사진을 기억하고 있는데, 정말 좋은 스승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은 두고 두고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