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처럼 생각하고

한비처럼 행동하라.

 

노자?

한비?

 

노자는 어떻게 생각했길래?

한비는 어떻게 행동했길래?

 

책에는 한비 이야기부터 나오지만

리뷰는 노자부터~

 

 

노자는 누구?

노자는 무슨 말을 했나?

노자가 펼친 생각은?

 

노자의 성은 이李이며, 이름은 이耳, 자는 백양伯陽이다. 노담老聃이라고도 한다. 춘추 시대 말 초나라 고현 곡인리 사람이다. 노자는 고대 중국의 유명한 사상가이자 도가의 시조로, 주周:동주를 말함-역주나라 수장실, 즉 왕실 서고의 관리였다.

 

사마천은 《노자한비열전》에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노자는 도와 덕을 닦았는데, 그의 학문은 자신을 숨기고 이름을 드러내지 않는 것을 추구했다. 그는 주나라에 오래 머물렀으며 주나라가 쇠퇴하는 것을 보고 마침내 그곳을 떠났다. 변경의 관문에 이르렀을 때 그곳을 지키는 관리인 윤희가 노자에게 부탁했다.  ‘선생님께서 앞으로 은거하려 하신다면 저에게 글을 남겨주십시오.’ 이에 노자는 도와 덕에 관한 오천여 자의 상ㆍ하편 저서를 남기고 관문을 나섰다." (이 책이 바로 《도덕경》《노자》라고 부르기도 함이다. 노자는 이 글을 남기고는 푸른 소를 타고 함곡관을 나선 후 홀연히 사라졌다. 혹자는 노자가 신선이 되었다고도 하고 어딘가 은거했다고도 하지만, 그의 진짜 행적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다만 그가 남긴 오천 자의 글만이 대대로 전승되었을 뿐이다.(229p.))

 

노자의 스승은 상용商容이다. 전설에 따르면 상용은 신선으로 구름과 안개를 타고 하늘을 날았고 속세의 음식을 먹지 않았으며 법술을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노자는 오랜 세월 상용을 스승으로 섬겼어도 도술은 배우지 못했다. 노자가 한참 낙담하고 있던 어느 날, 상용이 노자에게 입을 벌려 혀를 내밀어 보였다. 노자는 그 뜻을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상용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 길로 떠나버렸다.

 

(......)

 

노자는 끊임없는 합병전쟁과 사회적 불안으로 술렁이던 시대를 살았다. 백성은 삶의 터전을 잃고 유랑하며 가난과 배고픔에 허덕이는데도 통치계급은 백성을 노예처럼 다루며 사치와 방탕을 일삼았다. 이런 현실에 가슴 아파하던 노자는 통치자들에게 ‘무위자연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것. 즉 사물의 본성에 어긋나는 일을 고집하지 않는 것. 대상 사물이 갖지 못한 부적합한 기능을 강제하지 않는 것. 무위는 사물의 내재 법칙을 따르고, 객관적 조건에 근거해서 상황에 적합한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역주에 의한 통치無爲而治’를 강력히 권고했다. 그는 무위에 의한 통치야말로 백성을 최우선으로 삼으면서도, 동시에 통치자의 지위까지 공고히 할 수 있는 통치방식임을 주장했다.

 

노자는 사회와 역사의 대변혁을 직접 체험하면서 그 안에서 삶의 덧없음을 깨달았다. 그는 삶의 터전을 다지려면 반드시 ‘대도大道: 최고의, 이상적인 치세원칙-역주’를 따라야 하며 법도로 세상사에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사람들에게 일깨워주고자 했다. 그래서 노자는 사람들이 항상 겸손하고 자만심을 누르고 겸양하여, 부드러움과 약함으로 굳건함과 강함에 맞서면 오히려 남을 이기고 남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람들이 험난한 외부환경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면 ‘도’의 방식에 따라 생각하고 생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노자 철하의 이치는 그가 살았던 시대에 유행하고 존중받던 사상들과는 전혀 달랐으므로 당시에는 터무니없는 말로 취급받았다. 그러나 정성을 다해 세심히 이해하려 노력하며 천천히 음미하다 보면, 노자가 전달하고자 했던 대지혜大知慧, 즉 강렬한 생명의식을 발견할 수 있다. (226~228p.)

 

 

도를 아십니까?

 

 

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三生萬物. 萬物負陰而抱陽, 沖氣以爲和.

도일생, 일생이, 이생삼, 삼생만물. 만물부음이포양, 충기이위화.

도가 일이고 음과 양이 이, 충이 삼. 음기, 양기, 충기. 세 가지가 변화하여 하늘, 땅, 사람. 세 가지 요소가 되고, 이 세 가지 요소가 갖춰 우주의 만사 만물이 생겨난다.. 그것 참... 알것 같다가도 모르겠고, 모르면서도 아는것 같고... 결국 모르겠구나. 그러나 포기하지 말자. 도생일 일생이 이생삼. 음과 양이 도에서 나뉜 것이라는 것, 음과 양이 합하여 다시 충이 된다는 것, 모든 존재는 자신과 대립하는 반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 이것만 기억해도 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리니.

 

이와같이, 「노자는 중국 역사상 최초로 우주근원에 관한 학설을 제기했기에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이라 불린다. 그는 세상 만물은 모두 도에서 생겨나므로 도가 우주의 근원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세상 모든 존재는 도에 따라 움직여야 하며 우주의 객관적 규칙에 따라 살아가야 한다고 했다. 자연을 소중히 하고 이와 조화를 이루며 발전할 수 있을 때, 인류는 비로소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만약 도를 지키지 않고 대자연의 규칙에 역행하여 함부로 생태계의 균형을 파괴한다면 결코 대자연의 응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238p.)」

 

천하제일인이라 불리는 노자처럼 생각하라?

흠... 화끈하구만! 다행이다. 도란 것이 생각처럼 황당무계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에도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도를 아십니까?" 하는 사람을 만났었다. 추워서 총총걸음하고 있는 나를 젊은 남자가 멈춰 세운다. 내 팔을 툭 치면서 "혹시 선생님이신가요? 저를 가르친 기억 안나시나요?" 이러고 말을 걸어오니 멈추지 않을 수가 없었다. "뭐라구요?" "어디서 뭘 가르치는 분 아닌가요?" "전혀요~" "도를 아시나요?" "ㅡㅡ;;" 도라는 말에 두 번도 안쳐다보고 곧장 내 갈 길을 걸어갔다. 그러면서 뒤통수는 찜찜하다. ‘아직도 있네. 저런 사람들.. 대체 도가 뭐길래?’ 도가 뭐길래.. 도는 우주의 근원이었군 그래.

 

식물의 뿌리는 땅 속에 있어서 눈에 띄지 않는게 보통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뿌리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근원이라 하면 ‘뿌리’도 생각나지만 그 전에 ‘씨앗’이 떠오른다. 씨앗은 완전하다. 그러나 씨앗은 씨앗이다. 싹이 터야 하고 뿌리가 내려야 하고 땅을 뚫고 세상으로 나와야 한다. 씨앗은 자라야 한다. 씨앗은 씨앗을 낳아야 한다. 씨앗이 씨앗일 때부터 씨앗이 씨앗을 낳을때까지를 지켜보면 도를 알리라.

 

 

이쯤하고 한비에 대해 알아보자.

한비는 누구인가?

한비는 무슨 말을 했나?

한비는 어떤 일을 했나?

 

한비는 《한비자》를 통해 법가 사상을 집대성하고, ‘법法ㆍ술術ㆍ세勢는 모두 제왕의 도구’라는 관점을 제기했다. 한비는 전국 시대 말 한韓 나라 귀족 출신으로 한때 이사李斯와 함께 대사상가 순자荀子를 스승으로 섬겼다. 그는 원래 말을 더듬어서 말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설득하는 데 서툴렀지만, 그 단점을 보완하고도 남을 만한 뛰어난 사고력과 글재주로 저술방면에서 보다 활발히 활동하였다.

 

전국 시대 말 군웅이 서로 대립하는 가운데 한나라는 점차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에 한비는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여 여러 차례 왕에게 개선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한나라 왕은 끝내 그의 간언을 수용하지 않았따. 결국 한비는 은거하여 저술활동에만 전념했다. 이 시기에 〈고분孤憤〉, 〈세난說難〉 등 십여 권의 방대한 저서를 완성했다. 한비는 예리한 시각과 냉철한 태도로 현실 사회와 정치, 그리고 인생을 깊이 있게 관찰하고 날카롭게 분석했다. 이 같은 그의 사상은 오늘날까지도 변함없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깊은 깨달음을 주고 있다. 한비의 정치사상은 진시황의 중국 통일을 앞당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비는 법가사상을 집대성한 인물로 ‘법法’을 최고의 권력으로 보고, 지위와 신분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법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한비의 사상은 혈연, 신분, 지위 등에 따라 엄격한 차별이 존재했던 당시 중국 사회에서 상당히 진보적인 의의를 갖는다. 한비는 도가사상의 일부를 선별적으로 수용했는데, 그중에 특히 노자사상을 연구한 〈해로解老〉와 〈유로喩老〉를 저술했다. (4~5p.)

 

‘결국 한비는 은거하여 저술활동에만 전념했다’ 흠.. 그렇다면 책 제목에 몇 글자가 빠졌구나. ‘...한비처럼 행동하라’ 가 아니라 ‘...한비가 한비자에서 말한것처럼 행동하라’가 되어야겠구나.

 

 

이게 어찌 군주에게만 해당하는 말일까. 무슨 일을 하든 함께 하는 사람들이 모두 명심하고 지켜야 할 기본 사항이다. 처음부터 사람을 믿을 수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밑바닥이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 물을 담으면 방울 방울 새나가는 사람인지 아닌지 알아보지도 않고 일을 맡겼다가 회사가 무너지는 꼴을 몇 번이나 보았다. 욕심에 눈이 먼다는 경우를 똑똑히 본 것이다. 

 

나에게 인사 결정권이 없는 경우, 벌어지는 일을 지켜만 보는 것처럼 답답한 노릇이 또 있을까. 나와 전혀 관련 없는 일, 관련 없는 사람, 관련 없는 회사가 아니기에 이렇게 저렇게 조심하라는 이야기도 하고 진지하게 좀 더 알아보고 결정하라는 이야기도 하지만, 듣는 사람이 먼저 청하지 않는 조언은 먹히기 쉽지 않다. 그런 조언을 들을 정도 자세가 되어있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섣부른 결정을 내리지도 않았을 것이고..

 

 

 

『노자처럼 생각하고 한비처럼 행동하라』, 10년 전에 읽었으면 와닿지 않았을 책이다. 이 책에 나오는 한 마디 한 마디, 사례 이야기 하나 하나.. 너무 생생하게 와 닿아서 오히려 씁쓸하다. 다음에 이 책을 읽을 땐 쓴 맛 대신 깔끔하고 흐믓한 맛이 느껴지기를 바란다. 물론 책에 달린 문제가 아니라 나에게 달린 문제라는 것을 되새기며.. 리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