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언어로 하는 자기표현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서상 자기표현에 인색한 환경에서 자랐고, 글쓰기는 학창시절 일종의 과제로 인이 박혀서 글쓰기를 대체로 두려워한다. 글쓰기 고민도 마찬가지. 글의 완숙도를 자기표현의 성장, 깊이로 이해하기보다 마치 점수를 매기듯 유려하고 명문을 쓰지 않으면 뭔가 얕보일까 걱정이다.

 

물론 글을 안 쓰면 상관이 없지만 그리 살기가 어렵다. 그래서 문제다.

 

"고종석의 문장"은 한국어 글쓰기 강좌 시리즈의 1권이다. 저자 고종석씨가 숭실대에서 한 글쓰기 강연을 엮어서 문장도 구어체의 설명식이다. 저자야 원래 필력 좋기로 유명한 점은 차치하고, 흥미를 끌만한 요소가 여러가지다.

 

첫째, 글쓰기는 노력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모든 뛰어남이란 본질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나 글쓰기는 훈련이나 연습으로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것. 유시민씨도 마찬가지. 필력으로 칭찬받기 시작할 때가 이십 대 중후반이었다고 한다. 학창시절에는 그닥 많은 칭찬을 받지 못한 점을 되새겨보면, 글쓰기는 다른 분야에 비해 노력으로 천재를 따라잡기가 용이하다는 것.

 

저자는 글쓰기의 핵심요소로 논리, 수사, 언어학을 꼽았다.

 

논리. sns 시대에 감성글쓰기가 대세지만 결국 글쓰기는 논리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수사.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글을 명료하게 한다.

 

언어학. 한국어 지식을 활용하여 보다 생생하고 훌륭한 문장을 쓸수 있다.

 

특히 저자는 꾸준히 한국어의 '한국어스러운' 표현을 강조하는데, 책의 많은 지면을 할애하였다. 무심코 쓰는 '의', '~적'의 남용이라든지, 외래어로 인한 어색한 한국어표현들을 설명하며 바로잡는다.

 

사실 어색한 외래어풍의 표기를 이질적으로 느껴야 하지만, 하도 범람하다보니 오히려 익숙해졌는지 예시로 나온 부분이 어색하지 않아, 읽는 내 스스로가 어색했다. 하지만 유의해서 쓴다면 문장이 매끄러워지고 격이 있어 보이겠다. 다만 개인적으로 한국어의 정확한 표현과 언어학보다는 글의 논리에 관한 설명에 내용을 더 할애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별 4개.

 

따로 논리학 책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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