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해서 어느 누가 자신있다 할 수 있겠는가.

사회 생활에서의 선을 넘지 않는 인간관계에서야 요령이란 걸 알게 되면

조금이나마 사람 마음을 얻을 수 있고 내가 편해질 수는 있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이성적보다는 감성적인 감정이 개입되는 그 순간!!!

그 순간부터는 내 뜻대로 되지 않아 내가 되려 안절부절하게 되고 상처받기 쉬워진다.

사랑이라는 게 대체 무엇이길래....?

넌 대체 뭐니..?

 

 

 

사랑에 서투르다못해 아예 포기단계까지 간 나로써는 이 책이 처음엔 따분하기까지 했다.

표지가 정말 상큼해서 눈에 확 들어왔고, 설렁설렁 넘겨보았을 때 괜찮아서 덥썩 들었는데

생각보다는 진도도 안나가고 괜히 콧웃음만 나오고,

머리로는, 이론상으로는 다 안다고!!!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곤 했다.

하지만 중반부를 넘어서부터는 꽤 흥미로웠다.

 

사실 네이트판을 하지 않아서 이 작가가 [삼순이언니]라는 별칭으로 꽤 유명한 것 조차 몰랐고

읽다보니 그냥 츄리닝입고 이웃집 언니 만나서 집앞 슈퍼앞에 앉아 수다떠는 기분이 들었다.

물론 전적으로 내게 충고를 해주고 있었지만.

 

- 헤어지자는 말을 남발할 때의 남자 반응

- 상상스토리가 무한대로 뻗어나가 의심에 의심의 꼬리가 물어질 때

-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커플에 대한 충고

- 데이트비용은 누가 더 많이..?

- 여자의 언어 vs 남자의 언어

- 남자에게도 휴식은 필요하다.

- 둘만의 규칙을 정하라.

- 마음의 속도를 맞춰가기.

 

연인관계에서 누구나 다 한번 씩은 겪을 에피소드들을

상황별로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어서 그 상황에 맞딱들였을 때 찾아보기에도 좋고

그 장면때마다 내가 했던 행동들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말을 어쩜 이리도 조잘조잘 아기자기하면서도 냉철하게 딱!! 쏘아주는지

내 옛사랑과의 만남에서 내 잘못들이 속속들이 들춰낸 것 같은 기분에 부끄러움까지 느껴졌다.

 

 

지난 사랑에게서 많은 배움으로 앞으로의 사랑에선 실수 않겠다고

이리 다짐을 몇 번이나 했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싱글이다.

그렇다고 연애를 아예 등한시 한 건 아니지만, 아직도 나는 실수투성이 초보자이다.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처럼 앞으로 넘어지기도 하고, 뒤로 엉덩방아를 몇 천번이나 찍고서야

한 걸음 한 걸음 바닥에서 떼고, 점점 속도도 내어보고, 그러고는 뛸 날도 오겠지.

지금은 아직 많은 것이 모자라지만 이 책으로 인해서 조금이나마 덜 넘어지지 싶다.

 

나 처럼 연애에 서투르다 못해 엉망인 사람에게는 학습서처럼 밑줄 그어가며 읽어야 할 것이다.

절대 한 번으로 만족해서는 아니되고, 두 세번 반복으로 읽고 읽고 또 읽어야 한다.

나도 몇 문장은 다이어리에 옮겨 놓고 계속 보고 있으니,

앞으로의 사랑에게선 좀 더 달달한 향기가 오래 남지 않을까 하고 기대도 해본다.

 

아무리 사람은 이 세상에 홀로 사는 외로운 존재라 한다하더라도,

그 외로운 존재끼리 만나 서로의 마음을 안아주며 상처를 달래주고 이뻐해주는 감정이

새록새록 피어나야 이 세상을 사는 맛이 아니겠는가.

 

이제 싱그러운 5월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뜨거운 햇살처럼 다시한번 뜨거운 사랑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