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타블로를 좋아한다.

그가 써내려간 가사가 시적이고 때론 생각할 거리를 많이 줘서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좋을 때가 많다.

 

게다가 예전에 타블로가 직접 쓴 소설인 '당신의 조각들'도 내 책장에 꽂혀 있다.

이 책에는 타블로의 소설 10편이 담겨 있다.

그가 직접 써내려간, 자신만의 감성으로 무장된 타블로의 이야기가 있는 것이다.

 

'당신의 조각들'이란 제목에서 느껴지는 문학적 감성이 좋았다.

그러나 이 책을 한번 읽고 이해하기란 개인적으로 나에게 무척이나 어려웠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타블로의 문체들이 전부일 뿐이니까.

 

그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생각을 한번 읽고 책에서 캐치해 내기란 상당히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블로, 당신의 조각들을 하나씩 끄집어내 내가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좋으련만

아직 그날은 오지 않았나 보다.

 

노래는 쉽게 듣고 따라부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기 마련이다.

책은, 쉽지 않게 읽히지만 읽는 순간 느낀 감정은 오래도록 마음을 울리곤 한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좋은 노래는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고,

마음을 울리지 못한 책은 페이지를 덮음과 동시에 우리를 떠나간다.

 

아직 타블로의 노래와 그가 만든 책이 내 곁을 떠나지 않았으니,

이것만으로도 큰 수확이 아닐까 싶다.

 

언젠가 다시, 그의 책을 손에 쥐고 싶은 날이 오면

그때는 꼼꼼하게 다시 읽어보며 나만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해 보고 싶다.

 

부디, 좋은 앨범과 좋은 책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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