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가치는 개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현재를 즐기며 내일은 없는 것처럼 사는 게 최우선의 가치일 수 있고, 누군가에겐 고통이 없는 삶일 수 있고, 또 누군가는 남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우선일 수 있다. 그게 개인적인 것이든 공동을 위한 것이든 삶의 가치를 가늠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어제의 나와 한 달 전의 내가 다르듯이 가치의 기준 또한 하루 아침에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수많은 질문과 답들 속에서 공통된 점을 찾자면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한 고민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젊은 날 적었던 ‘명언집'을 정리하며, 그때 당시에 가졌던 희망이 40년이 지나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되돌아 본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인생 경험을 쌓으며 자신의 시각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말한다. 그의 말은 인생의 진실이라고 하기엔 조금 거창하고, 삶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으며 인간의 판단력이란 얼마나 가볍고 변화하기 쉬운지를 알려준다.

 

그가 적어놓은 명언집은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철학가들뿐만 아니라, 정말 다양한 각계각층의 사람들의 말이 담겨있다. 철학가의 사상이라면 떠올려지는 이해 못 할 정도로 복잡하게 꼬여있거나 의미심장한 의미를 담고 있지도 않다. 매우 듣기 편한 단어로 약간의 위트까지 겸비한 명언들이 작가의 젊은 날들을 채운 고민과 생각을 짐작하게 한다.

 

삶의 의미란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자살을 생각함으로써 스스로가 만든 삶의 의미에 온전히 도달할 수 있다. _57쪽

 

명언집은 유명 철학자뿐만 아니라 알베르 카뮈나 버트런드 러셀처럼 소설가와 학자의 말도 자주 인용된다. 삶의 의미를 찾아 헤매던 젊은이의 다양한 관심사를 보여주는 것 같아 공감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어느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수긍하기 보다는 다양한 인물의 생각들을 파헤쳐 가며 자기만의 생각을 정리해가는 과정이 나의 지난날과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생각과 말 끝에는 결국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고, 그저 눈 앞에 펼쳐진 날들을 살아갈 수 밖에 없다는 진실이 자리한다. 그래서인지 머리말에 적어놓은 문장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우리는 언제나 살아갈 준비를 할 뿐, 정작 삶을 살지 않는다.”_1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