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면 이들처럼 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지만, 아마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으로는, 의욕으로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실적으로, 육체적으로 견디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서 의사로서 보장된 사회적 지위, 명예, 부를 포기하고 떠나야 했던 길이기에, 더더군다나 지금처럼 의사로서의 지위가 현저히 격하된 시대도 아닌 육칠십년대에 그런 보장된 안락함을 마다하고 머나먼 오지로 대다수의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 힘든 길을 떠난 분들의 결단은 정말 존경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짧게는 일년에서 이십년이상 그렇게 헌신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한분한분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대부분 할 수 없는 선택들이기 때문입니다.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낯선 자연환경이나 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을지 상상하기도 힘듭니다. 해외여행가서 현지인들의 삶을 단편적이나마 보며 느낀 것과는 천지차이일텐데, 상상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정부파견의사 프로그램으로 파견된 총 의사의 수는 2008년 공식적인 종료 때까지 115명이었다고 합니다. 그중 85명이 아프리카에서 봉사하였고, 2년이하의 활동기간을 가진 분이 28명일 정도로 오랜기간 그 나라의 의료를 위해 활동하신 분들의 면면이 참 놀라웠습니다.

지난해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이태석 신부님의 다큐멘터리가 기억납니다.  정말 세상에는 따듯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간혹 저도 저런 삶을 살 수 있을까 꿈을 꾸기도 하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용기가 부족합니다. 지금의 가진 것들을 포기하는 것도, 막연한 오지에서의 삶을 견디는 것도 마냥 힘들 것만 같습니다.



정부파견의사, KO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