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원숭이란 출판사명이 너무나 독특하여 나의 시선을 잡은 책이다.
The Economist 誌에서  2000년 이후 8년동안 선정한 132명의 글로벌 CEO를 MBA에서 다루는 Case Study를 능가한다는 내용, 한권의 책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다루었음에도 경영전략, 리더십, 인사, 마케팅, 재무 등의 핵심논점을 세세하게 다룰 수 있을까 하는 지적호기심을 동하게 한다.

 이 책은 크게 금융 20인, IT 26인, 창업경영인 32인, 전문경영인 23인, 여성 CEO 24인 중국 8인, 인도 8인 등 총 141개의 케이스를 망라하고 있다.
글로벌 CEO 혹은 촉망받는 CEO, 사회적 지탄을 받는 CEO, 심각한 위기에 봉착한 기업의 신임 CEO등 한눈에 보여준다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사모펀드, 헤지펀드를 다룬 금융분야의 CEO를 보면서 자본주의의 맹점과 그들의 도덕불감증이 자아내는 폐해를 볼 수 있었다면 9.11사태로 많은 직원을 잃었으면서도 좌절하지 않고 일어선 CEO를 볼때 역시 난사람은 다르구나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그들의 전략을 좀 더 세밀하게 다루어 주었더라면 금상첨화가 아니었을지..

또한 시대 변화를 올바르게 파악하지 못한다면 어제의 글로벌 기업이 오늘은 쇠망한 기업이 될 수도 있고 영원한 1등은 없다는 이야기를 코카콜라와 펩시를 보면서 현실안주는 기업이든 회사든 쇠망의 지름길이란 것이 명확하다.

 순간적으론 많은 사람을 속일 순 있어도 영원히 속일 수 없다는 것은 엔론이나, 월드콤 사태를 보면 확실함에도 국내 초일류 그룹사가 그동한 자행한 모든 범죄수준의 불법 경영상속을 대비하여 보지 않을 수 없다. 속시원히 파헤쳐야 하지만 거기에 100% 동의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관행으로 인정하거나 나라경제를 망친다는 담론 또한 크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그들은 아직도 반성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아 부끄러운 지경이다. 빌게이츠가 운영하는 공익재단의 자산이 32조, 거기에 참여한 워렌버핏..공익재단을 넘어선 수준이고 자본의 재투자와 공익이란 두마리 토끼가 이율배반이란 문제제기는 눈여겨 볼만하다.

 회사의 규모에 관계없이 미래전략은 기술. 제품 전략,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M&A가 더 큰 이슈로 부각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고 인수합병으로 성공한 기업이 있는가 하면 인수합병으로 무너져 내린 기업(HP) 또한 적지 않다는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창업전선에 뛰어들어 일가를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감동적이다. 더욱이 시련을 극복하고 잃어선 CEO인 스티브잡스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극적이기만 하다.

 너무 많은 케이스를 한권의 책에 담아낸 관계로 심층적이거나 그들로부터 가슴깊이 배우는 진한 감동은 기대하기 힘든다는 단점이 크게 보였다.
어찌보면 이코노미스트의 연재물을 번역한 수준이랄까. 내가 기대했던 수준엔 많이 모자랐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그래도 내가 미처 몰랐던 CEO와 아주 어린 나이에 최근에 창업한 전도유망한 비즈니스 모델을 들여다 보는 즐거움과 감탄은 현재 추진하는 업무에 반영한다면 소기의 성과는 거둔 셈이다. 너무 급하게 출간했음인지 인명이나 기업명이 종종 다르게 보이는 오자는 개정판에선 바로 잡아 주었으면 한다.

 영원한 1등, 영원한 기업은 없지만 항상 변화를 모색하고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고자 하는 CEO와 그들이 거둔 성공에 도취하여 자만심에 가득한 CEO, 눈앞의 이익을 위해 법적 제도적 제약을 벗어난 일탈을 꿈꾸는 CEO, 창업이나 수성에 성공한 CEO, 인도와 중국이란 거대시장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는 CEO들의 면면을 들여다 보는 재미로 읽는다면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