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5억명의 가입자를 거느린 소셜네트웍(SNS, 이 책은 사회망)의 대표주자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이 책에선 저커버그, 그 이야기가 영화로도 나왔다. 이 책과 동일한 제하로 된 번역서('페이스북 이펙트'(데이비드 커크패트릭 저, 임정민 임정진 역, 에이콘출판, 1만7천900원)도 거의 비슷한 시기에 출간되었다.

전자공학도였던 저자가 창업을 하기 위해 박사과정을 중단하고 접한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과 관련 이야기들과 저자의 소회를 가미한 책이라 생생한 증언이 담긴 책이다. 번역서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궁금하다. 기회가 된다면 읽어야겠다. 언론에 소개된 것을 보면 이 책과 비슷한 내용도 있겠지만 초점은 다른 것 같다. 이 책은 그만큼 대한민국의 독자, 사용자의 눈높이 맞춘 책이다.

이 책은 소셜네트워크의 태동에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짚고 있다. 물론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가 주인공으로 많이 등장하고 대한민국에서의 위치도 짚어낸다.

회원에 가입한 사람에게  5명정도의 친구만 만들어주면 그들이 장기 사용자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온갖 메일주소와 휴대폰 번호기반의 친구 찾기를 하도록 만들어 메일로 당신을 아는 친구가 찾고 있다고 메일을 팡팡 쏘아대는구나. 조금 있으면 문자로도 펑펑 쏘아되겠지. 스팸신고를 할 수도 없고.. 한가지 더 놀라운 것은 비밀번호를 틀리거나 비밀번호 찾기를 할때 전송되는 메일 속도가 광속이다. 장난 아닌 수준이다.

그런데 아직은 대한민국에선 신통치 않은 수준이지만 알음알음으로 유학생들이 먼저 쓰고 입소문, 메일 친구찾기로 회원이 늘어 200만이나 되었고 한국법인도 설립되었다고 한다. 역시 SNS였던 세컨드라이프 등은 국내에서 힘한번 못쓰고 철수했는데 페이스북은 어떻게 될지.. 트위터도 사용자가 급증하곤 있으나 아직은 페이스북과 유사한 수준이다.  모교사랑으로 유명했던 아이러브스쿨의 창업자 김영삼씨의 고단한 인생길에 대한 뉴스를 최근 보았다. 사기를 당해 손에 돈도 못쥐어보고 세금만 두들겨 맞아 신불자가 되었고 재기를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다고.. 물론 최근 재기에 성공한 프리챌의 창업자 뉴스도 들었다. 실리콘밸리와 달리 대한민국은 사업하다 망하면 창업자가 모든 책임을 지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더더욱 재기하기 어렵고 기회를 두번은 안주려고 한다. 물론 한탕주의에 눈먼 사람들이 많아  IMF보다 지금이 상장폐지된 벤처기업이 더 많다고 한다. 나 역시 그 소용돌이에 휘말려 고달픈 첫10년을 넘어가고 있는셈이다.

야후의 매각 제안을 거절한 아이러브스쿨과 페이스북의 행보는 크게 달랐다. 사용자 급증 수익률 상승으로 독자생존 구조 정착..역시 언어장벽이 높은 대한민국과 영어기반의 섭스다. 네이버가 왜 닫힐 수밖에 없는지. 언어장벽이 있는 나라만이 독자 인터넷 서비스가 강세를 뛴다. 인터넷 발달해서 덕보는 나란 미국이다. 그런데 시장이 가장 커진 것은 SMS. 통신회사. 아이폰의 등장이후 스마트폰이 대세라 구글과 페이스북은 모바일시장에서 한판 승부를 벌리려 일전을 준비한다. 현재는 구글이 아주 많이 앞서간다.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는 구글이 사악해지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MS의 전철을 밟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페이스북이나 구글의 규모는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이다. 페이스북은 4만대, 구글은 수십만대의 서버를 운영중이고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정도가 되었다.

인류가 2003년(?) 축적한 지식 총량이 5엑사바이트(단위 1000 테라바이트 ㅡ> 1페타 바이트 1000 페타바이트 ㅡ> 1엑사 바이트 1000 엑사바이트 ㅡ> 1제타 바이트 1000 제타바이트 ㅡ> 1요타 바이트)라고 하는데 구글은 현재 이틀에 5엑사바이터의 정보를 축적하고 있다고 한다. 전세계 도서관의 책을 디지털화하고 전세계의 거리사진, 우주의 사진을 축적하는 구글..

거기에 비하면 페이스북은 구글의 상대가 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구글에 비해 더 많은 사람들의 관계망을 가지고 있다. 물론 구글도 1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한 SNS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인터넷환경과는 다른 지향점을 가진 서비스들이라 인터넷실명제 엄수를 고집하는 대한민국의 규제가 그들을 막았다고 하나 유투브를 보면 그것도 진입장벽 노릇을 제대로 못한다. 미국사회의 특성-지역이 광활하고 시차가 있는-을 고려한 SNS지만 인터넷이란 사용자가 몰리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이다.

아직은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의 영향권밖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일반화되면 어떤 형식으로든 그들의 레이다망에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이 기록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MS의 고위임원이 쓴 책을 보니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기록으로 남기는 라이프로그의 시대가 올것이다라고 MS는 그것을 연구한다고 하니 적잖이 놀랍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

대한민국에선 구루폰을 모방한 소셜 쇼핑이 벤처붐을 일으키고 있다. 묻지마 대박바람이 불었던 아이엠 F학점 시대 이후의 시점이 연상된다. 벌써부터 물의를 빚고 있다고 한다. 구글이 구루폰을 지원한다고 한다. 미래를 위한 사전포석이라고.. 페이스북은 30%의 판매수수료를 받는다.(내 경험으론 다음이나 네이버는 디지털컨텐츠 판매수수료를 50%나 징구했다. 음원값으로 도토리를 지불하는 국내최대의 통신사의 횡포도 화제가 되는 나나리) 참 착하다 싶지만 소셜게임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징가가 수수료가 아까워 독자서비스를 했더니 수익이 줄어 다시 울며겨자먹기로 장기 계약을 했다고 한다.

인터넷의 거점은 단방에 바꾸기 힘들다는 것을 징가는 간과했던 것이다. 페이스북 가입은 했으되 나역시 어쩔 수없는 대한민국인, 프로필 공개하기가 두렵다. 링크나우라는 곳에서도 그렇지만. 나이가 들수록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늘어나는 모양이다. 아직도 친구 5명을 못채워서 그런지 접속을 거의 안해서 비밀번호도 잊어버릴 정도다.

이 책을 보게 된 것은 나의 지인을 찾기보다 SNS를 이용한 마케팅에 더 관심이 많아서이다. 미국의 서비스들은 치장이 화려하지 않다. 텍스트 기반으로 거의 대부분의 서비스가 이루어진다. SNS를 이용해 뭔가를 해보고 싶다면 솔직해야 하고, 단순해야 하고, 지속성이 있어야 하고 억지춘양격의 관계 형성이 아니라 열광하는 팬을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욕하는 팬이 아니라 열광하는 팬에 초점을 맞추라는 것이다. 아이폰의 스티브잡스러첨.

페이스북 이펙트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몰라도 살지만 인터넷으로 밥말아먹는 이들은 많이 읽어서 손해날일은 없는 책이다.

대단하다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