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들맨들, 보들보들, 번쩍번쩍~ 와아, 비늘이 제멋대로야!"

느낌 탓인지 색을 입힌 비늘은 약간 도톰하게 만져진다.

다양한 색은 화려함을, 반짝이는 은색 비늘은 물고기를 훨씬 도드라지게 만든다.

해초 침대 위에서 이리 뒤치락, 저리 엎치락~

아무리 자려 해도 무지개 물고기는 안심이 안된다.

'너무 어두워, 바닷물이 날 휩쓸어 가면? 문어의 시커먼 잉크 구름에 갇히면?

해적 물고기가 쫓아오면? 독해파리한테 잡히면? 무서운 꿈을 꾸면? 그럼 엄마...'

"어두우면 어때, 후레쉬 켜면 돼지! 아 전등물고기 있다, 같이 자자고 해야지~

바닷물이 휩쓸어 가기 전에 동굴이나 바위 밑에 납작 엎드려 있으면 돼!

문어의 먹물 발사? 조준하기 전에 냅다 피해야지, 가만 있냐?

해적 물고기가 보인다 싶을때 얼른 해초 이불 덮어쓸테야, 예쁜 비늘을 감추면 안보일거야~

독해파리가 잡으려 들면? 게더러 자르래야지, 집게발의 위력을 보여 달라며!

무서운 꿈은 현실이 아냐, 꿈속인걸?"

하지만 말처럼 될까?... ^&^

"근데 물고기도 자? 헤엄치며 한시도 가만 있지 않던데 언제 자지?"

물고기는 눈꺼플이 없어 눈을 감을 수가 없단다. 부레 때문에 옆으로 누울 수도 없단다.

옆줄이 발달 돼 있어 위협을 느끼면 재빨리 깨서, 자지 않고 항상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잠을 자지 않는 물고기는 없단다.

모래에 얼굴을 묻거나 해초·바위에 붙어서 혹은 움직이다가 잠깐씩 졸며 선잠 자듯 잔단다.

엄마 물고기는 무서운게 없나 보다.

언제고 옆에서 쏜쌀같이 밀려가는 바닷물보다 훨씬 빨리 움직여

먹물 구름도 후~ 걷어 내고,

커다란 해적 물고기 앞에 당당히 으르렁 대며 얼씬 못대게 혼쭐을 내 준다니 말이다.

아기 물고기는 그런 엄마 물고기가 커보였다.

눈 감고 잠들었을때 어떤 일이 생겼건 엄마가 곁을 지켜

자신이 위험에 처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거란 믿음이 생겼으니 말이다..

그제사 아기 물고기는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