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누드벌레 1·2]라는 SF추리소설로 데뷔한 전업작가...

[똑똑]과 [애기 냉이꽃1.2]을 발표했지만...인기를 얻지 못한 것 같다...

2005년도에 [물장군]을 썼지만...이 작품 역시...

발표한 작품도 조금 되는데 낯설다~했는데....읽으면서 왜 그런지 이해가 됐다...

역시 글쓰기란 어려운가 보다...

 

 

 

240페이지라는 적은 분량에 간결하게 쓴 문체와 간결한 전개로 읽기에 좋은 책이다...

책 제목이 <물장군>인 이유는 조창인 작가의 <가시고기>와 같다...

노린재 유충인 <물장군>은 알을 보살핌이 각별하고 자식사랑에 아주 목을 멘다고....^^

 

무능한 삼류배우 아빠...생활고에 못살겠다며 이혼하고 떠난 엄마...

어른같은 초등 5학년 딸...나름대로 철든 6살 아들...

떠난 엄마를 뒤로하고  남은 세명의 가족이 겪는 슬프고도 힘든 가정사를 서술한 작품이다...

화자는 딸....

                            

                                                               

열심히 살려고 하지만 너무 착해 경제적으로 무능해 보이는 삼류배우 나진석...예명은 나경험..

<나 경험많은 일류급 배우!!!>라고 지은 예명이지만...

사람들은 <나 경험 좀 더 해야겠죠??>라고 생각하는 엑스트라 배우다..

 

남편의 무능함과 경제적 궁핍함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한 아내....

돈 없이 아이들을 키우는게 얼마나 힘든지 느껴보라며 이혼하고 떠나갔다...

초등 5학년 딸 미호와 6살배기 아들 준석은 남겨 놓고 돈 많은 어떤 영감님을 데리고..

 

아내가 떠나면서 진석에게 남겨 놓은 것은 자식말고 또 있다...카드 빚과 사채...

갑자기 들이닥쳐 주먹과 구두발로 닥달하는 사채업자들...

견디다 못한 진석은 카드값을 갚기위해 전세로 있던 지하방을 빼야만 했고...

사채업자들을 피하기 위해 중고로 구입한 낡은 봉고차로 정처없이 야밤도주를 해야만 했다....

그렇게 시작된 힘든 로드 라이프....

 

사채업자를 피해...돈을 줄이기 위해...

차에서 식주(食住)를 해결하며 지방 CF촬영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시작한 진석...

언제나 그렇듯 돈 아끼려 차 뒷편에서 밥을 해 먹을 때 즈음...갑자기 불쑥 나타난 한 남자....

<밥 줘..밥..>...연신 밥 달라고만 외쳐대니...

 

커다란 덩치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좀 모르게 보이는지라...

자연스레 <밥아저씨>란 호칭으로 부르며 마주앉아 밥을 먹기 시작했다...

막둥이 준석을 잘 따르고 이것저것 챙겨주는 밥아저씨 모습에

진석과 미호는 불안의 눈초리를 거두고 로드 라이프에 밥아저씨를 동참 시킨다...

 

그러던 어느 날....어떻게 알고 왔는지 지방 CF촬영장까지  들이닥친 사채업자들....

CF촬영장을 깽판으로 만들어 놓으며 몰매를 가한 진석을 잡아가려 하나....

밥아저씨의 도움으로 간신히 도망치게 된다...

밥아저씨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 겸...사채업자들을 피할 겸...

예정된 방향을 돌려 밥아저씨가 산다고 말한 일산으로 향하게 된다..

 

반갑게 맞아주는 밥아저씨 어머님께 밥아저씨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원래 유망한 씨름 선수였던 밥아저씨는 아내와 준석이만한 아들까지 둔 한 집안의 가장이었단다...

밥아저씨가 하는 경기를 보러 오던 중에 교통사고로 그만...

한번에 가족을 모두 떠나보낸 밥 아저씨는 충격으로 지금처럼 됐다는 것이다...

 

로드 라이프에 합류하던 날이 아내와 아들을 보러 혼자 나왔다가 길을 잃은 날이다...

밥아저씨에 대해 더욱 더 안스러움을 느낀 진석가족....유독 준석을 귀여워 했던 이유가 있었다..

 

찾아주신 분께 사례금 500만원을 준다고 적혀 있는 전단지를 애써 감추는 밥아저씨 어머님의 모습에...

다시 한번 씁쓸해 하는 부녀...

얼마 전 산간도로에서 느리게 간다며

빵~빵거리고 추월해가던 자동차가 갑자기 튀어나온 뭔가와 부딪치고 멈춰선 적이 있었다...

당황하면서 내린 40대 운전자는 자신이 친 것이 노루라는 것을 안 순간 비릿한 미소와 함께

노루를 뒷 트렁크에 싣고 휭~하니 사라졌다..

묻어줄 줄 았았는데 쌩~하니 실고 사라지다니....돈 앞에서 한없이 나약해지는 인간들...

 

사람의 마음이란....

 

밥아저씨와 헤어지고 오늘도 먹고 살 걱정에 지인을 통해 시체닦는 일에 도전하는 진석...

공짜는 없다고 했던가?

계속되는 토액질에 먹지도 못하고 하루하루 말라가는 진석....

울부짖는 미호의 만류에 그만두지만 당장 돈이 아쉽기만한 하다...

 

불쌍한 아이들....잠이라도 편히 재우기 위해...학교를 다시 보내기 위해....

진석은 무리를 해서 남은 돈으로 지하 월세를 얻고....

새벽에는 신문을....아침부터 저녁까지 공사장에서 날품을 팔기 시작했다....

힘들어도 몸이 아파도 아이들을 위해 악착같이 공사장에 나가 힘겨운 하루하루를 견디었다...

 

그러던 어느 늦은 밤....

술취한 채 들어와 미호의 다리에 얼굴을 파묻고 울기 시작하는 진석....할머니의 부고소식을 들었다는 것이다...

예~전에 아빠와 삼촌이 술을 마시다 불량배와 시비가 붙어 싸움으로 이어졌고...사고로 삼촌이 죽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아빠를 원수 대하듯 하는 친척들과는 달리...유일하게 감싸주셨다는 할머니...

할머니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밀린 임금을 달라고 하지만 이핑계~저핑계~돈을 주지 않는 회사...

결국 진석은 높디 높은 크레인에 오르게 되는데....

 

OK!!! 여기까지~~

 

어떻게 될까??? 

과연 이 가족은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까??

아니면 비극으로 끝날까???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데뷔한지가 꽤 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름이 낯설었던 이유가 나름대로 있었다.....

글의 내용을 봤을 때...죽고 싶을 정도로 절박하고 절망적인 상황인데....

나는 그런 상황이 피부로 느껴지지 않았다....

 

중간중간...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자살하는 이야기도 나오고...자살 장면도 나오지만...

왜이리 먼~ 딴 나라 얘기 같은지...

그렇다보니 <물장군>은 무겁고 슬픈 주제를 다룬 감성소설보다 조금 무거운 내용의 에세이집 같다...

그 정도로 전체적으로는 슬프고 절박하고 무거운 상황이지만....

읽는 내내 받는 무게감은 경량급 정도의 가벼움...

 

어려운 환경...엄마없는 아이들...믿어 주는 사람의 죽음...병에 걸리는 아이....

여느 소설처럼 갖출 것은 다 갗췄지만...

김정현의 <아버지>, 조창인의 <가시고기>에 이은 부성을 자극하는 소설이라 광고가 무색할 정도로 밋밋한 작품...

작가의 능력에 따라서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을 들게 한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