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읽고 참 싱겁다라는 생각을 했다.

주요 내용은 긴 채소들과 둥근 채소들이 전쟁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도대체 왜??

딱히 이유를 찾을 수도 없다.

그냥 단지 서로 다르다는 이유라고 말해야할까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어른의 관점에서 읽어서 그럴것이다.

아이들은 오히려 어른들보다 더 많은 생각과 재미를 느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책을 쓴 저자가 우리 나라 작가가 아니기 때문에

좀 생소한 채소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쨌든 아이들은 본인들이 싫어하는 혹은 좋아하는

채소들 사이에서 일어난 일이라 무척 관심을 보인다.

특히나 전쟁을 좋아하는 남자아이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아이들은 내심 자신이 싫어하는 채소가 지기를 바라는지도 모른다.

아이들과 수업하다 싫어하는 채소를 물으면

대부분 파, 양파, 마늘, 가지, 이런 종류를 댄다.

우리 아이 또한 이유식할 때는 피망을 안먹더니

요즘에는 버섯을 좋아하지 않는다.

ㅋㅋ 다행히 버섯은 어느 편도 아니라 다행이다.

바로 버섯은 평화유지군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엉뚱하다.

시장을 비롯한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이 사람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시장과 부시장은 개이지만

시장부인과 부시장 부인은 닭이다.

물론 이 모든 채소전쟁을 상상한 인물도 바로 꼬맹이 토끼 막심이다.

왜 막심은 채소전쟁을 생각하게 되었을까?

채소수프를 먹고 자라는 엄마토끼의 잔소리가 아마도 듣기 싫은 모양이다.

서로 잘난체 하는 채소학자들의 회의도 재미있다.

채소군대 연구집을 읽으면 더욱 웃기다.

멋쟁이 가지, 무지막지 오이, 뚱뚱한 무, 싸움꾼 돼지감자 등등

각 캐릭터에 딱 맞는 성격과 모습까지 묘사되어 있다.

아마도 식탁에서 위의 채소들을 본다면

바로 채소전쟁이 생각나지 않을까 싶다.

그럼 결론은 어떻게 났을까?

긴 채소가 이겼을까 둥근 채소가 이겼을까?

결국 힘있는 농림부 장관 오소리가 나선다.

그 모습을 마치 올림포스 산의 신처럼 나타났다고 했다.

결국 그의 한방으로 인해 휴전이 성립된다.

조금 아쉬운 점은 시를 반으로 나눠 살게 된다는 것 보다는

뭔가 좀 더 평화로운 방법으로 해결됬더라면 하는 점이다.

어쩌면 현실에서 힘겨루고 타협하는 우리를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해서 조금은 씁쓸하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꼭 무슨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재미로 읽을 수도 있고

또 더 깊은 생각들을 이끌어 낼 수도 있다.

교훈만을 강요하는 어른들 우리 자신이 바로 채소전쟁을

방관하거나 이론으로만 떠들어댔던 시장을 비롯한 사람들과

다를바 없기 때문이다.

아마 어디에선가 지금도 조용한 채소전쟁이 일어나고 있지는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