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여행 에세이... 몽글몽글하니 참 좋다.

무작정 떠난 미국여행.. 왜 미국이어야 했는지, 왜 이렇게 무작정 떠나야 했는지 작가도 모르고, 독자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너무나 옳았다.

* 부럽다.

 

 

 

오직 나만 홀로 떨어져 나왔으니 내가 그곳을 생각하는 만큼 누군가도 날 기억해주길 바랄 뿐.

하지만 변한 건 아무것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내가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도 세상은 어제와 같을 것이다.

단지 이렇게 조금, 아주 조금 변한 나 자신만 있을 뿐.

 

늘 여행을 떠나기전에 내가 가지는 기분과 마음이다.

세상은 떠나오기 전과 꼭 같겠지. 하지만 난 조금은 달라져 있을꺼야.

그래도 내가 조금씩 조금씩 달라지다 보면, 세상도 조금씩 달라질꺼라는 기대를 해보며

좀 더, 남들이 보면 조금 미친듯이 내 속에선 아등바등 간절히... 그렇게 여행을 꿈꾸고 기대하고 준비한다.

나... 좀 자라서 올테니, 세상아 기다려라!

 

 

 

하지만 그 경험은 분명 쾌감이었다.

쏟아내는 기분......

내가 왜 그렇게 소리칠 수 있었는지는 몰라도 내 속에 있는 그 무엇인가,

툭 터질 그 무엇인가가 밖으로 쏟아져 나올 때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큰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 소리에 희열과 그동안 억눌려 있던 무언가가 뒤섞인 채 솟구쳐 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 나는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던 것이다!

 

미국에 도착하고 언어의 장벽에 부딪힌 작가는, 어느 모텔에 가서 말을 하지 않는다.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할 때, 식당에 주문을 할 때, 상대가 말을 못 알아들어 답답함이 최고조에 따를때..

모텔에 가서 하고 싶은 말을 종이에 적기로 한다. 말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방을 달라고 적어서 보여준다.

웃겼지만, 그 기분이 충분히 이해되서... 괜히 울컥했다.

작가는 렌트카를 반납하는 과정에서 불리한 상황에 처해지고, 그때 큰소리로! 영어로! 또박또박! 본인의 권리를 찾으려 소리쳤다.

그리고 쾌감을 느꼈다고 한다.

* 부럽다.

근데 언어의 장벽이 없는 한국에서도 난 종종 무언가에 억눌려져서 답답함을 해소하지 못하고 사는데 뭐~

지금도 막 큰소리로 온몸을 사용하며 쏟아내고 싶은데 뭐~

 

 

 

"이제까지는 새로운 무엇인가를 보고 느끼는 것이 여행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것 말고도 당신 같은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여행인 것 같아요."

 

같은 고장, 같은 동네, 같은 조직에서 알기 쉬운 조건속에서 알게되는 사람이 아닌

정말 뜬금없는 장소에서, 특이한 상황으로, 번쩍! 만나게 되는 인연에 대한 설레임이 따로 있다.

난 여행이 좋다. 새로운 장소에 가는게 좋고, 새로운 것을 먹는게 좋다. 그리고 난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는게 좋다.

그래서 이 문장 너무 공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