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2학년 때였는지 3학년 때, 학교 친구들과 영어원서 한 번 읽어보자며 정했던 책입니다. 저 빼고 다른 사람들은 다 읽었는데 저는 도무지 재미가 없어서 진도가 빨리빨리 넘어가질 않았습니다. 급기야는 결말까지 알게 되는 상황까지 가버렸죠. 왜냐하면 그 때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누기로 했는데 저 때문에 이야기 나누기를 못하는 건 아닌 거 같아서. 

스포일 당할만큼 당했기에 재미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웬걸요. 이번에야 다 읽게 되었는데, 앞 부분에 비해 뒷 부분이 확실히 정신도 없고 재미도 있고 하더라고요. 한 자폐증 소년이 이웃집 개 웰링턴이 죽은 이후 탐정? 추리? 소설을 쓰기로 하고 추리를 해보기 시작합니다. 아빠는 이 소년, 크리스토퍼에게 그러지 말라고 화도 내고 달래지만, 그런 말을 들을 애가 아니므로...

웰링턴이 죽게 된 이유를 찾는 것에는 사실 ’추리’라고 할만한 것도 없습니다. 여기저기 수학적인 이야기를 꺼내서 추리인 것마냥 혼동을 주고, 뒷걸음질 치다 뭐 밟은 거처럼 발견하는 것은 정작 자기자신에 대한 이야기.

자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발견한 뒤에 웰링턴에 대한 사건의 전말도 함께 알게 되는 거죠.

웰링턴의 죽음이 사건의 중심이라기 보다, 부모 깨나 고생시키는 한 아이와, 그 부모의 갈등과 해소를 다룬 휴먼드라마에 가까운 듯 합니다.

마지막엔 정말... 크리스토퍼가 어른들 고생을 시키는 거에 질려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한번쯤 읽어볼만한 재미있는 책인데 고 잠깐 못 참아서 ^^; 저는 2-3년이 걸려서야 완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