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듣는 소리

‘ 고요한 바다 ’를 읽고

홍연초등학교 6학년 2반 정진경

처음에 이 책 표지를 보고 내가 좋아하는 색깔에 글씨가 맘에 들었다. 내용이 짧아서 더 맘에 들었다. ‘고요한 바다’는 청각 장애를 가진 에밀리오라는 아이의 이야기이다. 책을 다 읽은 후에도 한참동안이나 가슴이 멍멍한 것이 에밀리오가 걱정이 되었다.

에밀리오의 아빠는 아들이 장애를 갖고 태어난 사실을 알고 집을 나간다. 난 이부분이 가장 이해가 되지 않았다. 에밀리오가 장애를 갖고 태어나고 싶어서 그런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아빠가 자식에게 실망을 하고 집을 나갈 수가 있을까. 내가 부모라면 오히려 그런 자녀를 더 안타깝게 생각하고 사랑을 많이 주었을 것이다. 다행이 에밀리오에게는 친구같은 아저씨가 있다. 그 사람은 이웃 사람인 하비에르 바스케츠라는 사람이었다.

말을 못하고 소리를 못 듣는 에밀리오에게 하비에르 아저씨는 정말 큰 힘이 되어준다.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고요한 침묵의 세계로부터 다채로운 소리의 세계로 이끌어 준다. 아빠도 아닌 이웃이 이렇게 도와주고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나는 5학년 때 말을 잘 못하는 장애를 가진 아이와 같은 반이었지만 그다지 잘해주진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잘해주고 친절하게 대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장애인에 대해 어떤 자세를 하고 있을까?’, ‘나는 다른 사람에게 용기와 힘을 북돋아주고 있는가?’를 다시 생각해보았다.

하비에르 아저씨는 가끔 바다가 내는 소리와 말하는 작은 물고기에 관한 이야기 등,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에밀리오는 겉으로는 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하비에르 아저씨에 의해 만들어진 마음의 귀로 소리를 듣는다. 어느날 하비에르 아저씨는  에밀리오에게 손으로 바다는 쏴아쏴아 거린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바다가 그런 소리를 낸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다.

‘고요한 바다’를 읽으면서 말을 못하고 소리를 못 듣는 에밀리오가 말을 하려고 소리를 들으려고 하는 모습, 엄마가 에밀리오를 아끼는 모습, 바닷가에서 여자아이와 노는 모습, 도시의 집에서 세뇨라 안나와 재밌게 있는 모습, 세뇨라 안나가 에밀리오에게 잘 해주는 모습도 좋았지만 이런 모습보다도 하비에르 아저씨와 에밀리오가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는 모습이 더 감동적이고 아름다워 보였다. 이런 모습에 못지않게 감동적인 장면은 말을 못하고 소리도 못 듣는 에밀리오가 말을 하고 소리를 듣고 싶어 노력하는 모습이다. 에밀리오에게는 정말 힘든 일과 하기 싫은 것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곁에는 하비에르 아저씨 엄마 세뇨라 안나 등 힘을 북돋아 주는 사람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노력하는 자는 아름답다.’ 라는 말이 있듯이 노력하는 사람은 아름답고 다른 사람을 기분 좋게 한다. 다른 사람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과 같이 노력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바꿔놓는 듯한 그런 사람인 것 같다.

가장 슬펐던 장면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었던 에밀리오를 이해해주던 친구, 하비에르 아저씨가 돌아가시고 엄마마저 돌아가신 장면이다.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고 믿는 사람이 죽다니... 에밀리오는 상상하기도 싫었을 것이다. 세노랴 안나 집에서 살게된 어느날 둘은 바닷가에 놀러갔다. 에밀리오는 세뇨라 안나에게 함께 춤을 추자고 한다. 하지만 세뇨라 안나. 하지만 에밀리오는 이렇게 말을 한다.

“아뇨, 세뇨라, 있어요. 바다에 귀를 기울여 봐요, 쏴아쏴아거리잖아요.”

이 쏴아쏴아 거린다는 것은 하비에르 아저씨께서 가르쳐주신 거다. 비록 겉으로는 들을 수 없지만 마음속의 귀로 파도가 쏴아쏴아거리는 것을 듣는 것이다. 나도 눈을 감고 마음으로 ‘쏴아쏴아’하는 파도 소리 바람소리를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지금도 하비에르 아저씨와 에밀리오의 엄마는 하늘나라에서 에밀리오를 지켜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에밀리오에게 용기와 힘과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심어주면서 기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러고 있다면 에밀리오가 그것을 알아서 지금보다도 더 노력하고 힘을 기르고 용기를 얻어서 지금보다 더 잘 헤쳐 나갈 수 있길 바란다.

홍연초등학교학교 6학년 2반 정진경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