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는 남자는 로맨스의 주인공도 되지 못하는 것인가?

그간 많은 로맨스 소설을 읽어오면서

느껴온 점 중 하나였다.

왜 로맨스 소설 속의 남자는 하나같이 다 돈이 많은 것일까?

신사의 품격 역시 그 고정관념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애초에 신사의 품격이 기획된 배경에는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섹스 앤 더 시티와 같은

진솔하고 화끈한 네 남자의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고

뒤늦게야 들었다.

 

하지만 정작 현실은 어떠했는가?

설정 자체에서 모든 남자 캐릭터를 돈 잘 버는 남자들로 하면서

신사의 품격은 캐릭터 각각의 매력을 살리지도 못한 채

그저 돈 많은 40대 초반 남자들의 이야기로 전락되고 말았다.

 

물론 재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일반 로설을 읽을 때의 그런 재미는 있엇다.

하지만 섹스 앤 더 시티와 같은 매력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릭터들을 살펴 보면

 

사만다 -

방종과 개방을 넘나들고,

다른 친구들에 비해 나이가 더 많지만

그 사실에 전혀 꿇리지도 않는 캐릭터.

노안으로 돋보기를 쓰게 되어서도

자신의 sexuality와 당당함을 잃지 않는 여성.

 

캐리 -

남자와의 로맨스와 구두, 세 명의 친구들과의 만남을

일생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며,

뉴욕에서의 삶과 사랑에 대해 허심탄회한 글을 쓰는 여성.

 

미란다 -

중성적인 매력을 갖고 있는 캐릭터.

네 여성 중 가장 이성적이면서도

자신의 마음에 드는 남성이 나타났을 때는

당당하게 대쉬할 줄 아는 능력있는 여성.

 

샬럿 -

전통적인 개념으로서의 여성성에 가장 근접한 캐릭터.

결혼과 아이를 무척이나 원하지만 항상 어려움을 겪고,

자신의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의지하는 듯 하면서도

정작 친구들에게 어려움이 닥쳤을 때는 그들의 의지가 되어주는 여성.

 

이렇듯 각각의 캐릭터들이 개성이 있으면서도,

사람 특유의 다차원적인 면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신사의 법칙의 네 캐릭터들은 무척이나 일차원적이었고

로맨스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들이었다.

바람둥이에 결혼도 원치 않던 캐릭 하나가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서 순애남으로 바뀐다는 설정도

로맨스 소설에는 무척 흔한 설정이었다.

 

그냥 멍하니 정신 놓고 보기엔 나쁘지 않지만 그 뿐,

아무것도 남지 않는 내용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