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과연 어린왕자를 다시 만나고 싶었을까?

이 책을 접하면서 바로 들었던 생각이었다.

 

명작의 후속작이 원 작가가 아닌

다른 작가에 의해 쓰여진 것은

분명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후속작으로 스칼렛이 나왔었고,

셜록 홈즈 시리즈도 코난 도일이 아닌

다른 작가가 쓴 에피소드가 나왔었다.

 

이런 경우를 보면서 생각하게 된다.

원작은 원작 그대로 남겨두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원작에서의 뭔가 아쉬웠을 면을

살살 긁어줄 후속작이 나오는 것이 좋은가?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원작은 '원작 그대로 두는 것이 낫다' 이다.

 

원작에 이어지는 후속편,

심지어 원 작가도 아닌 다른 작가가 쓴 후속편을 보면

대체로 굳이 쓰지 않았어도 될 부분을 건드리는 경우가 많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면

래트 버틀러가 떠난 후에도

Afterall, tomorrow is another day 라고 하면서

오늘의 고민을 내일로 미루는 스칼렛의 마지막 모습이

그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그런데 스칼렛을 쓴 작가는

굳이 래트 버틀러와 스칼렛이 다시 만나도록 하고,

위기를 겪은 두 사람의 하룻밤으로 아이까지 생기도록 하면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품고 있던

여백의 미를 완전히 일반 로맨스처럼 바꿔버리고 말았다.

 

어린왕자 두번째 이야기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 해도

원작 '어린왕자'에 비해

감정적인 임팩트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왜 어린왕자는 굳이 돌아와야 했는가?

왜 한번의 만남으로 마음 속에 더 젖어드는

그런 주인공으로 남을 수 없었는가?

 

정리된 해결을 바라는 현대인의 터치가

원작을 훼손한 듯한 느낌을 버릴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