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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우리 신랑은 수학과를 졸업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와 우리 신랑은 생각하는 것이 많이 달라요. 그래서 싸우기도 많이 하지만, 신랑의 생각을 들어보면 참신하다거나 명쾌하다고 생각될 때가 많아요. 그래서 무슨 문제가 생기면 신랑의 의견을 물어볼 때가 많아요. 의기양양하게 문제를 해결해주고선 우리 신랑의 한 마디... "그래서 사람은 수학을 해야 한다니까..." 좀 얄밉기는 하지만 그래도 문제 해결은 됐으니까... "감사~~~"

문과생인 저도 수학적 사고를 좀 해보고 싶어서 <숫자 없이 모든 문제가 풀리는 수학책>이란 책을 읽고 있어요. 참 이 책을 적은 사람도 천재구나 싶기도 하다가... 세상에는 나와는 다른 사고체계를 가진 사람들이 많구나 싶었어요. 하긴 당장에 저와 우리 신랑도 다르니까요.

책을 읽다가 나온 문제... '왜 마이나스 곱하기 마이나스는 플러스일까?'라는 의문... 중학교 때 이런 무시무시한 수학을 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워요.

플러스 마이너스는 증감이 아니라 '방향'이라고 마이너스 방향으로 분속 3m로 달리는 차의 4분 전 위치가 -3×-4=12라고 한대요.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한 설명... 아무래도 이제껏 문과생으로만 살아온 저는 물리적 공간과 시간 개념을 너무 의지해서 그런 것 같아요.

신랑에게 <숫자 없이 모든 문제가 풀리는 수학책>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마이너스 곱하기 마이너스가 왜 플러스가 되는지 아냐고 물었어요.

슥슥슥 연필로 증명을 해주네요.

X = ab - ab +(-a)×(-b)
    = (a-a)b + (-a)×(-b)
    = 0 + (-a)×(-b)

다시
X = ab - ab +(-a)×(-b)
   = ab + (-a)(b-b)
   = ab + 0

그러므로 X = ab = (-a)×(-b)

헛헛헛.... 대단하다 싶으면서도 '이게 뭐지?' 하는 느낌 아시나요? 이런 걸 머리 속에 넣어두고 있는 사람과 살고 있으니 가끔씩 서로 대화를 하면 초점이 맞지 않는가 봐요. 뭔가 같은 대상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서로 만나지 못 하는 느낌?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있지만 마이너스 곱하기 마이너스는 플러스라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네요. 그걸 그냥 수학에서 배웠으니 그렇다고 외우고 있는 사람도 있고 그걸 수학적 상상력을 동원해서 수학적 공간을 만들어내는 사람도 있고... 또 기호를 통해서 증명해내는 사람도 있네요.

수학... 마냥 외운 사람이라고 덜떨어진 사람은 아니겠죠?ㅜㅜ 문학적 상상력으로 수학적 공간을 상쇄하고 싶기도 하면서 수학적 우주를 살짝이라도 엿보고 싶은 마음... 그래서 열심히 <숫자 없이 모든 문제가 풀리는 수학책>을 읽고 또 읽고 있어요. 이 책을 읽고 고민하다보면 수학적 우주가 활짝 펼쳐질 것 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