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영어 발음이 틀릴까 봐 쭈뻣쭈뻣 하는 아이에게 저는 영어는 영어로 발음을 잘 하려고 배우는 게 아니라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배우는 거니 자신있게 이야기하라고 했습니다. 아이에게 말은 이렇게 했지만 저는 외국인이 주위에만 와도 속이 새까매집니다. 나한테 말 걸면 어쩌지? 영어로 어떻게 말하지? 내 영어를 못 알아듣거나 비웃으면 어쩌지?

제가 영어 울렁증이 생긴 이유는 영어 발음 때문이었습니다. 영어 단어를 입 밖으로 내었을 때, 틀린 발음이라 비웃음을 당한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 영어를 소리내어 말하는 것을 극히 꺼려했습니다. 어린 아이에게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게 되면서 영어 벙어리가 어버버 말을 하기 시작했는데, 영어를 말할 때면 제 발음이 맞는 것인지 아닌지 늘 걱정하며 책을 읽곤 합니다. 영어를 멋드러지게 발음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원스쿨닷컴에서 나온 <영어 스피킹의 기술>을 펼쳤습니다.

영어 발음을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은 어제 오늘의 생각이 아니었기에 대학을 다닐 때는 영어 음성학 시간에 청강을 했었습니다. 양순음, 마찰음, 유성음, 무성음 등으로 음소를 지칭하는 개념은 이해하게 됐지만 제 영어 발음은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영어 발음이 머리 속에 그림으로 그려지지 않고 영어 발음들을 나열만 하다가 수업이 끝이 나버렸습니다. <영어 스피킹의 기술>은 영어 음성학 시간에 사용했던 어려운 용어를 대신해서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영어 발음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책은 한국어 발음법으로 영어 발음을 이해시켜주면서도 콩글리쉬가 아닌 정확한 발음법을 알려줘서 영어 발음법을 기억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각 개별 음소의 발음, 연음, 축약, 강세 등 영어 발음법을 전체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영어 발음법은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해 보입니다.


영어 발음을 지식으로 익혀서 그대로 따라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영어 음소의 조음 방법과 조음 위치를 공부하는 것만으로는 영어 발음을 잘 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어와 영어의 발음 차이를 안다고 해서 어느날 갑자기 영어를 원어민처럼 발음하게 되지도 않습니다. 꾸준히 영어를 공부하면서 영어를 말할 때 사용되는 입 모양을 익히고 혀의 위치가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아갈 때 영어를 부드럽게 할 수 있을 겁니다. 쉽지 않은 영어 발음을 쉽게 연습할 수 있게 하는 <영어 스피킹의 기술> 이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와 함께 열심히 연습해서 콩글리쉬 발음에서도 벗어나고 청해력도 향상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