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현재 성경을 2독중이다. 이제 막 구약을 끝내고 신약을 읽을 무렵 우연히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예수의 얼굴이 새겨진 표지에 이끌려 책을 흝어보다 "바로 이거다"란 느낌이 들어 곧바로 구입했다.

이 책은 신약성경의 최고 권위자로 불리는 "바트 어만"의 책이다. 저자는 역사비평학적인 관점에서 성경을 연구하여, 예수의 실체에 접근한다. 이 책에는 성경의 모순, 신약성경의 실제 저자, 위경(僞經)과 이단,초기 기독교의 성립과정 등, 교회에서 목사의 설교만 듣던 신앙인들이라면 평소 접해보지 못했을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특히 시선을 끈 대목은 예수를 종말론적 예언자로 본 부분이다. 예수는 자신을 신이라고 말하지도 않았으며 예수의 실제 가르침 또한 바울과 후대의 기독교학자에 의해 많이 왜곡 되었다고 한다. 이 부분은 저자 자신의 주장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신학자, 기독교학자도 지지하는 설이라고 한다. 저자는 예수가 왜 종말론을 외친 예언자였는지 요한복음을 제외한 세 복음서를 통해 여실히 보여준다. 읽다보니 저절로 그의 주장에 수긍이 간다.

그는 예수의 이미지를 멋대로 만들지 말라고 충고한다. 마태가 그린 예수는 요한이 그린 예수와 다르고 또 바울이 그려낸 예수와도 다른데 우리는 각기 다른 예수에 대한 해석과 이미지를 통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예수의 이미지를 합쳐 생각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가짜 복음서를 만들어 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오히려 신약성경에 나타난 예수상(象)의 차이에 주목해서 왜 신약성경의 저자들은 서로 다른 관점에서 예수를 바라보고 해석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동안 예수에 대한 이미지를 나 스스로 얼마나 왜곡했었는지를 깨닫게 한 대목이다.

얼핏 이 책은 성경의 모순을 파헤치고, 예수의 신성을 부정하고 있기에 기독교를 공격하기 위해 쓰인 책으로 오인 될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논조도 공격적이지 않고 부드러우며 아주 친절하게 성경과 기독교를 바라본다. 

성경에 모순이 많다고 해서 성경이 절대 무용한 책이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성경은 우리 삶에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며, 비신앙인들도 성경에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고,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열린 마음을 가진 크리스천이라면 이 책을 큰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옮긴 이도 이 책을 번역하면서 예수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고 하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