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트 어만의 <예수 왜곡의 역사>를 읽고 나서 그의 전작인 <성경 왜곡의 역사>도 손에 들었다.

이 책은 성경 사본에 나타난 이문을 통해 성경본문이 왜, 어떻게 변개 되었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초기 기독교 사회에서는 교리가 상이(相異)한 여러 분파가 있었고 결국 이러한 분파들 간의 논쟁에서 최종적인 승리를 거
둔쪽이 이른바 정통이 되었다.
그 이후 성경이 필사되는 과정에서 이단에게 유리하게 이용될 만한 구절은 교묘하게 변개 되거나 삭제 되었고, 
정통파에게 유리하도록 첨가된 구절이 새로 생겨나기도 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누가복음 22장 44절인 [예수께서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더라]은 
후대에 첨가된 구절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더라" 이러한 표현은 예수는 신이였으며 
단지 인간처럼 보였을뿐이라는 마르키온의 도케티즘(가현설)을 반박하기 위해 예수의 인성을 강조하려는 사람들이 후대에 
덧붙인 구절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여성의 지위를 낮게 보는 관습도 성경본문을 변개시킨 요인이었다고 한다.
고린도전서 14장 33-36절에는 여성은 교회에서 잠자코 있어야 하며 말하는것이 허락되어 있지 않다는 구절이 있다. 
하지만 이 구절은 바울의 사상과도 맞지 않고 몇몇 사본에 의하면 후대에 삽입되었을 가능성이 많은 구절이라고 한다.

이렇듯 성경은 많은 필사자들에 의해 변개 되어 왔으며 그 과정은 다분히 인간적이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신앙인 중에는 성경이 일점일획의 오류도 없고 오로지 신의 영감으로 쓰여졌다는 축자영감설을 믿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개안(開眼)의 경험을 해줄만 하다.

성경이란 오류가 많고 인간에 의해 쓰여진 인간적인 책이란 관점에 서면 성서읽기가 훨씬 풍부해지고 깊어진다. 
올바른 성서이해를 돕는데 이 책은 좋은 길잡이가 될만하다.

책의 중반부에는 성경의 원본문을 재구성하기 위해 애쓴 학자들의 노력담도 담겨 있다


성서 사본을 수집하고자 먼거리 여행도 마다하지 않은 열정과 집념, 그리고 장시간 사본들을 비교 검토해서 
원 본문에 가까운 성서를 재구성하려했던 학자들의 고군분투기를 읽고 있노라니 그들의 수고에 저절로 숙연해진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성경을 아끼고 사랑했던 사람들의 수고와 집념의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