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 때 국어 과목을 엄청 좋아했다.

국어 과목이 좋으니 덩달아 선생님도 좋았고, 선생님께 어여쁨도 많이 받았다.

특히 중학교 국어 시간이 좋았다. 선생님과도 각별한 사이였고.

방학때 선생님께 편지를 썼다. 선생님은 살뜰하게 답장을 해주셨다.

국어 시간 발표 시간만 되면 그렇게 소심하던 나도 손 들고 발표하기에 바빴다.

숙제로 글을 적어갈 때가 많았다.

딱딱하지 않은 글들. 일상속에서 느낀 감정들.

그 때 한창 감수성이 예민했나보다.

선생님께서 내 글을 보고 칭찬을 많이 해 주셨다.

참 밝고, 긍정적이며 자연스러움이 잘 묻어나는 글이라고........

선생님의 그 칭찬에 나는 어쩌면 지금까지 글 쓰는것에 대한 부담감없이 솔직하게 나의 글을

적고 있는것인지 모른다.

중학교 때 배운 수필이란 쟝르는 나에게 글 쓰기에 대한 설레임을 가득 안겨준 도구였다.

특히 피천득 선생님의 "신록예찬"은 나에게 사물과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눈 뜨게 해 준

작품이었다. 따뜻한 시선이 인상적이었다.

그랬다.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은 너무나도 인간적이었다.

문득 삶이 무기력해질 즈음에 나에게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부여해주고 싶을 때,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은 좋은 처방약이 되는 것을 수필집 <인연>을 통해 다시 한번더 느꼈다.

 

어린아이마냥 좋아하시는 것도 특별함이 없다.

'나의 사랑하는 생활'이란 수필을 보면 선생님의 기호와 취향, 인격을 엿볼 수 있다.

소박한 즐거움을 아시는 멋진 분이란 생각이 든다.

군더더기 없는 삶, 단순한 삶... 그 삶 속에서 자족할 줄 아는 삶.

영원한 어린왕자 수필가 피천득 선생님이시다.

딸 서영이에 대한 애정이 각별함도 엿볼 수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여전히 선생님 마음 속엔 어린 아이, 서영이가 산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과 춘원 이광수, 주시경 선생님과의 인연도 놀라웠다.

'여러 사람을 좋아하며 아무도 미워하지 아니하며, 몇몇 사람을 끔찍이 사랑하며 살고 싶다'

그냥 내 마음이 뭉클하게 다가오는 구절이다.

그러고보면 사람 사이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내 곁에 누가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자꾸 생긴다.

살아 온 날도 중요했지만 앞으로 살아 갈 날도 돌아보면 내 삶에 대한 결과물이 되는 것 같아서........

 

평범한 일상들이 수필의 글감들이 된다.

경험이나 느낌을 틀에 얽매이지않고 자유롭게 쓴 글이란 점에서

수필은 생활밀착형 글이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여유를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왜 에세이가 가슴 뭉클하게 다가오는지 알겠다.

그러나 피천득 선생님의 언어적 순수함과 삶의 지경에까지 따라갈려면 한참 멀었다.

맛깔난 언어의 소박함을 배우고싶고 닮고싶다^^

영원한 수필 교과서, 맞다^^

글들이 나에게 위로가 많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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