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독에는 맞지 않는 책인듯 하다.

 

28개의 주제를 이야기하는데,

 

각 주제의 연계는 없어 보인다.

 

저자가 각 주제를 배열한 의도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어떤 주제는 동의하기 어려운 생각도 있고,

 

어떤 주제에 있어서는 공감가는 부분이 있는 그런...

 

전체적으로 재미를 느끼기에는 아직 나의 사고의 폭과 깊이가

 

일정 수준에 이르지 못한듯 하다.

 

49쪽

루치안 프로이트는 "사랑에 빠지는 것은 상대의 모든 것이 흥미롭거나 걱정스럽거나 즐겁게 느껴지는, 완벽하고 절대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68쪽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가난은 더 견디기 힘들어지고, 증오는 더 강렬해진다."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기 20년 전에 메르시에가 쓴 이 글귀는 여전히 유효하다.

 

73쪽

두 존재가 서로에게서 전에는 몰랐던 무언가를 발견할 때, 그리고 이런 인식이 혼자서는 피울 수 없는 불꽃을 일으켜서 각자의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 때, 비로소 자유로 향하는 새로운 문이 열린다. ...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의 생각과 접목하여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것은 창조성이 아니라 감성이다.

 

102쪽

수치로는 측정하지 못하는 것들을 간과한다면 꽃다발 줄기를 세면서도 꽃송이의 아름다움과 향기는 놓치게 된다.

 

112쪽

말하자면 헤이든은 그에게 동의하지 않는 사람을 다루는 법, 그런 사람들의 무지를 이용하여 이익을 끌어내는 법, 결단을 굳건히 할 뿐 아니라 그의 야심찬 목표를 더 원대하고 풍성하게 해줄 영감을 끌어내는 법, 싸우면서도 결실을 얻는 법을 몰랐던 것이다.

 

115쪽

친밀한 접촉이 중심이던 구세계는 누구나 서로를 알고 지내면서 대체로 따스하고 안락한 사회가 아니라 오히려 시기와 다툼이 팽배해서 질식할 것 같고 굴욕적이고 잔인한 사회라서 이웃의 철저한 감시와 비판의 시선을 피해 도망치고 싶은 절박한 욕구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117쪽

이를테면 신, 조상, 부모, 스승, 이웃, 자연에 고마워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사회가 평등을 염원할수록 권리가 기반을 이루고, 상업화될수록 고마워하는 마음이 들어설 자리가 줄어든다. 고마워하는 마음은 독립에 대한 모독이자 자존심을 거부하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기번은 "고마워하는 마음은 비싸다."라고 말했다. 디드로는 "고마워하는 마음은 짐이다."라고 말했다. 스탈린은 "고마워하는 마음은 개들이 앓는 병이다."라고 말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 Ethics>

 

125쪽

대개의 문명과 종교의 내부에서는 두 가지 세계관이 충돌해왔다. 한편에는 성벽으로 둘러싸여 야만인들을 막아주고 외부 세계의 악덕을 거부하는 도시-요새 문명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현재 소유하지 못한 무언가를 갈망하면서 이방인들과 교역하고 새로운 문물을 도입하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크게 걱정하지 않고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도시-항구의 문명이 있다.

 

145쪽

지식은 음식처럼 누가 요리하고 어떻게 상을 차리고 식사하는 당사자가 그동안 어떤 음식을 먹어왔는지에 따라 맛과 모양이 달라진다. 가공되지 않은 지식은 없다.

 

161쪽

인간은 지식을 습득하는 한 살아 있다.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반박하는 과정이다. 모든 사람을 사랑하려는 야망을 뛰어넘기 위한 준비 과정이자 대다수 사람과 충돌하는 문제다. 양립 가능성이 두 사람을 평온하게 만들 수 있지만, 양립 불가능성은 두 사람을 반짝이고 빛나게 만들어줄 수 있다.

 

172쪽

프레더릭 바틀렛의 선구적인 실험 이후 기억은 사건을 온전한 실체로 소환하는 과정이 아니라 무수히 흩어진 파편을 재구성하는 과정으로서 어쩔 수 없이 현재의 감정이나 믿음이 섞여 들어가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는 과거를 끊임없이 재창조한다. 21세기의 가장 의미 있는 발견 중 하나는 기억을 저장하는 뇌 영역과 미래를 생각하는 뇌 영역이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미래관은 과거의 지식으로 결정된다.

 

175쪽

시간 엄수와 효율성은 노예와 주인의 관계가 되어 사람들에게 하루에 더 많은 활동과 성취를 이루도록 채찍질해서 개인의 리듬을 개성 없는 정해진 시간표에 맞추도록 강요한다.

 

222쪽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공공활동을 대부분 훨씬 작은 지방단체로 분산시켰다.(큰 국가들이 이들 국가의 실업과 사회복지 개념을 도입하면서 간과한 부분이다.)

 

226쪽

바이킹은 권태에 저항한 반항아들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태초부터 혁신의 원천이었다.

 

239쪽

일본은 미국만큼 전통적인 의미의 성공을 추구하는 나라이지만 그만큼 고귀한 실패를 칭송하고 고결한 도덕적 명분을 위해 실패할 가능성을 알고도 권위에 용감하게 저항하는 사람을 존경하는 전통도 굳건하다. 일본에는 거의 10년에 한 번씩 폭동이 일어나거나 '박살내는' 시기가 돌아온다. 대체로 별다른 성과없이 끝나면서도 거듭 찾아온다. 일본의 걸출한 몇몇 영웅들은 부자나 권력자가 아니라 이처럼 고귀하게 실패한 사람들이다.

 

*세일즈맨의 죽음

 

241쪽

이상은 양심을 달래준다. 사실 인간은 자유, 평등, 박애를 자주 주창하지만 그만큼 이상에 헌신하지 않는다. 인간은 큰 갈등없이 이상을 저버릴 때가 많다.

 

243쪽

밥 딜런은 "너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려고 하면 실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자리에 들고 그 사이에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성공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이 되고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세월이 흐르는 사이 자신의 캐리커처가 어떻게 그려지는지 아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개인은 남들에게 어떻게 비춰지는지 솔직한 의견을 들어야 한다. 적어도 세상 사람들이 뭐라고 하건 서로를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두 사람이 서로를 격려해주어야 한다. 혼자 힘으로 살아가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든, 제대로 된 친구 하나 없이 성공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들은 소규모의 가족과 소수의 친구들에게만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주변 사람들도 대체로 그들처럼 실패자일 때가 많다. 그러면 어디에서 친구를 더 찾을 수 있을까?

 

309쪽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쳐서 '창의력'을 길러주려고 하면 제한된 결과 이상을 얻지 못한다.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줄지 몰라도 어차피 학교를 졸업하면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보지도 못한 채 조직에서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일을 하는 수밖에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창의력은 목표로 삼기에 적절하지 않다. 쓸모도 없고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344쪽

상업은 구매와 판매뿐 아니라 소통을 의미하는데, 소통은 바로 문화가 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비즈니스에서는 돈 버는 것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사실 비즈니스라는 단어는 원래 불안을 의미했고, 물론 여전히 불안이 비즈니스를 지배한다. 거래되는 가장 귀중한 상품은 금이 아니라 매일 가장 유용하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문화는 대체로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요소라기보다는 퇴근 후의 오락거리나 위안을 주는 역할로 한정되기 때문에 비즈니스는 방대한 문화적 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영감을 표현하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 비즈니스를 '기술'로 간주하는 한,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관한 통찰력인 '철학'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기술은 과제를 수행하는 절차인 데 반해, 철학은 개인의 특정한 직업 이상으로 이해의 폭을 넓히는 평생의 과정이다.

 

346쪽

하지만 새로운 경험에 대한 허기가 갈수록 심해지고 기존의 관행에 관해 끊임없이 질문이 생기면 소비자 사회에 내적, 외적으로 도전하는 다른 사회들이 나란히 출현할 수 있다.

 

417쪽

새로운 생각은 어김없이 불일치를 유발한다. 지식은 불일치가 낳은 자식이다. 나는 사람들이 내게 동의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420쪽

가장 영향력 잇는 발견은 예기치 않게 나타나고, 사전에 정해진 목표로부터의 자유와, 사물이 있는 그대로 존재한다는 불가피성을 지나치게 확신하는 태도로부터의 자유에 의존한다.

 

*인간의 내밀한 역사

 

 

프롤로그 | 삶의 숨겨진 기쁨으로 향하는 첫걸음

1장 / 우리 시대의 위대한 모험은 무엇일까
2장 / 헛된 삶이란 무엇인가
3장 / 어떻게 '나'에 관한 환상을 버릴 수 있을까
4장 / 세상의 반항아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
5장 / 빈자는 부자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6장 / 부자는 빈자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7장 / 자살하는 방법은 얼마나 많을까
8장 / 믿지 않는 사람이 믿는 사람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9장 / 종교는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가
10장 / 편견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11장 / 예측하려 하거나 걱정하지 않고 달리 미래를 생각할 방법이 있을까
12장 / 유머가 저항의 수단이 될 수 있을까
13장 / 어떻게 유머 감각을 기를 수 있을까
14장 / 사람들이 자기 나라에서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5장 / 한 사람이 동시에 사랑할 수 있는 국가는 몇 개인가
16장 / 왜 많은 사람이 온전히 살아 있지 못하고 반쯤은 죽은 상태라고 느낄까
17장 / 여자와 남자가 서로를 다르게 대할 방법은 무엇일까
18장 / 소울메이트의 부재를 무엇이 대신할 수 있을까
19장 / 새로운 성혁명을 이룰 수 있을까
20장 / 예술가는 자기표현 이상의 다른 무엇을 목표로 삼을 수 있을까
21장 / 리더가 되는 것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무엇인가
22장 / 분주할 가치가 있는 일은 무엇인가
23장 / 생계를 유지하는 더 즐거운 길이 있을까
24장 / 호텔에서 할 수 있는 더 흥미로운 일은 무엇인가
25장 / 젊은이들이 나이 든 사람에게 무엇을 더 요구할 수 있을까
26장 / 마음이 젊으면 노화를 피할 수 있을까
27장 / 알아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은 무엇인가
28장 / 살아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에필로그 | 정신의 자양분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옮긴이의 말 | 우리 시대의 창조적 지성이 던지는 28가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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