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울속에 보이는 아름다운 내 모습 나조차 눈을 뜰 수 없어세상 어떤 예쁜 꽃들이 나보다 더 고울까나는 정말 완변한 여자예요 때로는 날 보는 여자들의 질투어린 시선이 여리고 순수한 내 마음을 아프게도 하지만누가누가 알아줄까 오~ 혼자라는 외로움을 이쁜 나는 공주라 외로워"

유행가 가사에서 느껴지는 외로움 보다 더 깊은 외로움이 묻어나는

이 책의 공주들의 이야기는  그들의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서 단숨에 읽어 내릴 만큼 문체와 이야기 전개는 간결하고

마치 누군가로 부터 이야기를 전해 듣는 듯 혼자 읽어 내려가면서도 한숨과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신음하게 하는 듯 했다.

 

역사책을 읽다보면 역사속의 공주들의 이름은  공주와 옹주등의 구분으로 좀 생소하고

이름도 비슷해서 그냥 넘겨 읽을 때가 많았는데, 이 책에서는

왕의 정비가 낳은 딸은 공주 후궁이 낳은 딸은 옹주, 세자의 정비가 낳은 딸은 군주,

세자의 후궁이 낳은 딸은 현주라고 일러주고 있으니 앞으로 역사책에 거론되거나

텔레비젼 사극에서 거론되는 공주들의 이름이 뜻하는 의미가 더욱 새롭게 느껴지게 될 것이다

 

어릴적 읽은 세계명작의 공주들은  

행복하고 화려한 삶을 살았던 이야기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어

공주라는 이름만 들어도 그들의 얼마나 화려할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 역사속의 공주들은 내가 알고 있던 공주들의 삶과는

너무도 다른 길을 걸어갔던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저 안타까움만 짓게 할 뿐이다.

 

정치적 목적과 필요에 의해 강요된 결혼과 죽음을 강요당한 공주들의 삶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알고도 모른척 선택의 여지도 없이 죽은 듯 지내야 하는 공주들의 삶

충분히 누리고 느낄 수 있는 사랑의 감성도

가문과 나라을 위해라는 이유로 포기를 강요당한 공주들의 삶

그렇게 지워져가는 그들의 삶에

역사는 그저 이름 한 줄 적어주는 배려의 오류를 범하고 있을 뿐이다.

신명호 교수의 <조선공주실록>에서 조선시대 공주들의 모습을 자세하고 흥미롭게 재조명해주고있다.  이책은 정선공주, 정명공주, 의순공주, 효명공주, 경혜공주, 화완옹주, 덕혜옹주 등 조선왕조 500년 조선 왕의 딸이라는 이유로 가장 격정적인 삶을 보내야 했던 7인을 선별, 생생하게 보여준다.  

왕의 딸로 지성과 미모, 부귀와 영화, 사랑과 명예 등 모든 것을 가졌으리라 생각되는 공주들의 실제 삶은 어땠는지, 왜 그렇게 살아야 했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그런 공주들의 삶이 역사적으로 남긴 영향과 의미 등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그러나 그 들은 외로웠다.

거울 속에 보이는 아름다운 모습 뒤에 처절하게 감춰진 외로움과 고독, 슬픔과 고통의 소리가 귓전을 두드린다.

아...'공주로 죽고싶소'라고 외치던 정명공주의 소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