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티 마을 시리즈를 잘 몰랐던 터라 큰돌이네를 읽고 영미네를 건너 띄어 봄이네를 먼저 읽었었다. 
큰돌이네 3남매의 둘째 영미이야기가 궁금해 주문하고 이틀도 길게 느껴졌다.  
아이들 읽는 동화를 연작 소설 기다리듯 하는 내가 슬며시 우습다.

원래 큰돌이와 영미는 듣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는 할아버지와 걸핏하면 술을 마시고 아이들을 내쫓는 아버지와 
함께 살았다. 오누이는 언젠가 돌아온다는 엄마를 기다리며 서로 아끼고 의지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버지가 영미를
아이 없는 집에 양녀로 보내 버리고, 큰돌이네 집에는 못생긴 새엄마가 들어오는게 밤티 마을 큰돌이네의 이야기이다.
 
밤티 마을 영미네 집은 동생 영미가 다시 밤티 마을로 돌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팥쥐 엄마를 보자마자 친엄마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 버린 영미는 얼굴도 못생기고 자기 머리도 잘 못 묶어 주는 팥쥐
엄마를 싫어하고 사사건건 투정을 부린다. 하지만 큰돌이는 ‘엄마’라는 말만 안 했지, 이미 마음씨 착한 팥쥐 엄마에게 
마음을  열었다. 집 안을 말끔하게 단장해 주고, 아버지와 할아버지에게 웃음을 되찾아 주었으며, 영미를 다시 돌아오게 
한 팥쥐 엄마였기 때문이다. 
큰돌이는 팥쥐 엄마의 진가를 모르는 영미를 안타까워하지만, 영미 역시 팥쥐 엄마의 착한 마음씨와 따뜻한 정을 깨닫고
마음을 열게 된다. 학교 운동회 날, 영미를 안고 뛰던 팥쥐 엄마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간다. 
영미와 큰돌이는 진심으로 팥쥐 엄마를 걱정하고 기다린다. 얼마 후 팥쥐 엄마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는 팥쥐 엄마의 
임신 소식을 들려 주고, 가족 모두는 기뻐한다. 

이번 책에서는 새엄마의 마음이 많이 드러난다. 
부잣집에 양녀로 두었으면 호강하며 살았을것을 괜히 데려와 잘해주지 못하는것 같아 늘 영미에게 쩔쩔매고,  힘쓰는 일
하곤 달리 곰살궂게 머리 묶는게 어려워 인형을 가져다 연습하기도 한다. 
급식 당번날 학교에 와달라는 큰돌이의 말에 얼굴을 붉히며 말까지 더듬는 팥쥐엄마의 속내가 짠하다. 
화장도 하고 외출할 때 입는 제일 좋은 옷 입고 학교에 와서 고기을 수북히 담아 주는 엄마의 마음에 큰돌이 만큼이나
나도 코끝이 찡해진다. 
아이들이 생일 선물로 사다준 핸드크림과 장난감 반지에 눈물 그렁한 눈을하고,  엄마가 돌아왔다는 소식에 어릴때 
잃어버린 가족생각에 행복을 빌며 떠나가는 뒷모습에 가슴이 아프다. 

언젠가 돌아오길 기다린 엄마가 오히려 불청객으로 느껴지고 새엄마를 진정한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을 보며
진심은 통한다는것을 새엄마와 아이들을 보며 배운 책이다. 
또하나는 책의 말미에 실린 팥쥐엄마의 이미지를 살집넉넉하고 껑충하게 키가 큰 모습으로 그려낸 화가 양상용님의 
인터뷰가 인상적이다.
동화책의 경우 화가는 상황을 정확히 묘사하고 독자의 상상력이 호흡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줘야 한다고 한다. 
그림이 책을 읽는 데 방해되지 않고 독자의 감정이입을 이끌어 낸다는 말에 공감이 컸다. 
화가가 그려낸 새엄마 이미지로 인해 책의 내용이 더 살아난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