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과 음식에 관련된 이야기를 통해서 한자를 설명하는 책이다.
흠, 시작은 바퀴벌레다. 별로 입맛이 돋지는 않는데, 미처 몰랐던 새로운 것들을 많이 알려준다. 예전에 부엌신으로 모시던 조왕신이 사실은 바퀴벌레란다. 바퀴벌레는 천제(뭐 아이들이이해하기에는 옥황상제라고 해야 하나?)인 전욱(요 양반은 중국의 전설시대인 삼황오제 때 오제의 하나로 황제의 아들이다. 우리나라가 한자 문화권이고, 예전에 쓰던 문자가 한자이기는 하지만, 요렇게 중국의 전설이 바로 우리의 전설인양 등치되는 것은 좀 마음이 아프기는 하다)의 아들로 사람들의 집에 살면서 일년에 한번씩 천제에게 보고를 했단다. 바퀴벌레가 싫기도 하더니 사람들을 감시하는 간수 역할까지? 그래서 예전 사람들은 일년에 한번씩 바퀴벌레가 천제에게 가기 전날 조왕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사탕을 주어서 입을 딱 붙여버렸단다. 흠, 하늘에 사는 천제를 골탕먹이는 옛 사람들의 재치가 재미도 있다. 

이렇게 시작을 해서 불에 대한 전설과 예전 사람들이 불씨를 소중히 여겼던 이유, 구을 자(炙), 익힐 섭(燮), 뭇 서(庶), 삶은 자(煮)를 통해서는 그릇의 발달과정을 통해서 조리과정의 변화까지도 설명하고 있다. 나오는 한자가 쉽지는 않지만, 한자의 발달과정으로 역사의 발달과정을 쉽고 재미있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향기 향(香)자의 본 뜻은 솥에다가 곡식을 끓인다는 의미란다. 음식을 하는 냄새만큼 좋은 것이 어디있을까?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았던 시대, 음식의 냄새가 가장 향기로웠을 옛 사람의 생활이 저절로 떠오르는 설명이다.  생각보다 음식에서 유래된 한자가 참 많기도 하구나 하는 감탄이 나오는 책이다. 초 3인 울 꼬마가 요즘에 아주 좋아하는 시리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