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이별을 할 때 마다 나는 그 이유를 몰랐다.

나는 더치페이에 가깝게 돈을 내고 뭔가를 하자고 조르지도 않고 항상 그 사람 위주로

배려해주는데 상대는 왜 내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며 약속을 지키지 않을 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늘 괴로웠다. 그리고 항상 남자들이 잔소리가 심하다는 말을 해와서  나는 잔소리가 심하구나 내 잘못이구나  자책하고 다음에 안 그래야지 반복해왔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문제가 잔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아주 주체적인 여자인 척 했지만 사랑할 땐 전형적인 자기상실 증후군에 빠진 여자였던 것이다.물론 처음 만날 땐 그렇지 않다가도 관계가 오래되어가면 나를 잃어 버리고 상대에게 모든 걸 맞추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그만큼 배려하고 사랑해주는 데 상대가 그에 걸맞는 반응을 하지 않으면 실망하고 좌절하고 상대를 괴롭히고 나를 괴롭히는 그런 패턴을 반복해 온 것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에 관심을 두기보다 그 사람의 취향이 내 취향이 되어가고 상대와 나를 일치 시켜갔다.  이 책에서는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여자가 왜 그렇게 되어가는 지 남자와 여자 생물학적 특성,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아주 잘 설명해주고 있다. 그리고 자기 상실증후군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 지도 제시해주고 있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여자가 남자에게 다 맞추지 않고 자기 자신의 생각과 생활을 유지할 때 더욱 매력적으로 보여서 연애를 더 잘 할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남자에게 매력적인 여자로 보이기 위해서가 아닌, 자기자신을 위해서, 자신이 뭘 좋아하는 지 싫어하는 지  더 관심을 갖고, 자신을 더 사랑하고, 자신을 가장 친한 친구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