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도 많은 사랑을 받은 공지영 작가 원작 소설 도가니다. 먼저 읽고 영화를 접하고 싶었지만 결국 영화를 본 뒤에 책은 이제서야 읽게 된다 소설이라도 실화를 배경으로 쓰여졌다면 왠지 더 끌리는 마력을 지닌 것 같다.

 

 이 소설이 독자들뿐만 아니라 범국민적으로 이슈가 된 것에 대해서는 바로 성폭력에 대한 주제이기 때문인데, 그냥 성폭력이 아니라 국가의 지원을 받는 농아학교에서 농아들을 상대로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시선이 곱지많은 않다. 하지만 유독 한국만이 장애인에 대한 차별대우가 심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하기 어렵다. 그런 가운데 이런 말도 안되는 사건이 벌어진 것에 대해 그저 부끄럽기 따름이다.

 

 사건의 진실을 말하자면 차마 입에 담기도 수치스럽고, 맨 정신으로는 듣지 못할 끔찍하고 슬픈 이야기들이다. 물론 어떤 장애를 가졌든 그들 모두가 불편하고 어려운 삶을 살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사건을 알게 된 후로는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이들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농아 학교 학생들 대부분이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자라거나 부모가 있다고 하더라도 장애를 가진 이들이 많이 있다. 이런 경우 그들이 의지할 곳이라고는 학교와 선생님 친구들 뿐이다. 그런데 그런 학교와 선생님이 이 세상에서 가장 수치스럽고 더러운 방법으로 그들을 배신한다.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아이들이 그런 갖은 수모를 겪어야 한다면 장애인들은 이 험하고 삭막한 세상을 어찌 살아갈까.

 

 도움을 주지는 못하더라도 평범한 시선으로. 이것이 그들이 바라는 우리의 사회가 아닐까. 혹여 지금 이 시간에도 불편함을 가진 이들이 어떤 곳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끝으로 그 사건에 죄가있는 짐승같은 놈들이 죽을 때 까지 속죄하며 살기를 바라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기에 영원히 불행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