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라스케네디의 작품은 [빅픽처]에 이어 [위험한관계]가 두번째이다.
빅픽처가 자기의 삶을 버리고 다른 삶을 사는 주제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면 [위험한관계]는 부부라면 느낄수 있는 많은 감정들이 이책을
읽는 독자들의 감정을 건드릴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위기는 있을수 있다. 그러나 그 위기를 만든 사람이 다름아닌 나를
위기로 몰아넣고 내게서 아기를 빼앗가려는 남편이라면?
일에 있어서는 성공한 여성이지만 처음 닥친 출산과 산후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샐리에게서 남편이 고의적으로 아기를 훔쳐가려고 한다.
이제 샐리는 남편에게서 아기를 지키기 위해서는 강한 어머니가 되어야 한다.

베테랑 여기자인 샐리는 역시나 베테랑인 영국기자 토니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갖게되고 둘은 결혼을 한 후 토니를 따라 영국으로 옮겨 생활하게 된다.
기자를 그만두고는 소설을 쓸 계획이라는 토니의 리듬에 맞춰 생활하는것이
샐리에게는 그리 쉬운일이 아니지만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마음으로
억지로라도 영국의 생활에 익숙해지려고 애를 쓰는 샐리.

아기가 태어나면 모든것이 해결될줄 알았지만 샐리에게는 이 감정들이 생소하고
혼란스럽다.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모정이 샘솟는 것이라고 생각하던것과는
전혀 딴판이다. 거기다 병원의 의사는 존경을 표현하지않는다는 이유로 더욱
샐리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우울감이 심해져서 결국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는 샐리.
처음에 토니는 그런 샐리를 이해하는듯한 행동을 했었다.
그래서 샐리가 토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었는데 토니의 계획은 그이전부터
아주 은밀하게 진행이 되고 있었던 것이다.

미국에 있는 언니를 위로하러 여행을 다녀온 사이 남편과 아기가 사라졌다.
남편은 이미 다른여자에게 샐리의 아기인 잭을 데려다준것이다.
샐리는 이미 위험인물로 낙인찍혀 있어 재판이 진행되어도 결과를 예측할수 없다.
그렇다고 이대로 두 손 놓고 아기를 빼앗길수는 없는 샐리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고마운 사람들이 있다.

재판이 진행될수록 샐리는 토니에게서 그동안 알지못했던 많은 이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럴수록 잭을 지켜야한다는 투지가 불타오른다.
샐리와 토니의 변해가는 부부관계를 보면서 정말 부부는 헤어지면 남만 
못하다는 말이 떠올랐다. 토니가 처음부터 샐리에게 접근한것 자체가 계획이었을까?
그렇다고 생각하면 샐리가 너무 불쌍하게 여겨진다.
비슷한예로 남편이 아내를 위기로 몰고 간 영화가 생각난다
아주 오래전에 개봉했던 영화라고 생각되는데 [더블클라임]이 바로 그것이다.
[더블클라임]에 나오는 남편에 비하면 토니는 그나마 나은 편에 속하지만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를 너무나 가볍게 여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더글라스케네디의 세번째 작품 [모멘토]가 출간예정이라고 하는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