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두껍지 않고 손에 쥐기 좋은 크기의 책이라 집어 들고 무작정 읽어 내려갔다. 사실 책의 제목이 국제 통화의 제문제 혹은 철학적 사유의 기법, 내지는 유교적 우주관의 원리였다면 아무리 책의 하드웨어가 이 책과 같다 한들 내가 집어들었겠는가. 말하자면 확실히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앞서 말한 책의 모양새보단 역시나 연애 라는 그 단어가 날 자극했던 것이다. 물론 책이 지나치게 두껍고 무거워 보였다면 읽는 일은 없었을 테지만 말이다. 아무튼 이 책을 읽었다. 그냥 그리 자극적이지 않은 무난한 연애얘기들이다 한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 솔직히 말하면 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분명히 있고 그래서 커뮤니티 사이트에 로그인을 한 뒤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렸지만 한순간에 별다른 조회수를 기록하지 못한 채  뒷페이지로 넘어가 남들의 눈으로부터 그렇게 사라져갈 그런 책이겠지 라 생각하니 참 씁씁한 감정이 일었다. 이건 순전히 내가 저자의 입장에서, 내가 작가라는 행위자의 입장으로 바꿔 놓고 생각하니 자연스레 떠올라진 발상이었던 것이다. 수많은 책들이 그렇게 주목 받고 싶으나 그렇게 되지 못하고 뒷페이지로 넘겨진다. 내가 책을 쓴다고 가정했을때 그런 일은 참 안타까운 경험이될것이다. 진짜 세상에 대해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은, 단순히 작가의 글재주의 문제만이 아닌 것이다. 아무리 좋은 영화도 홍보가 부실하면 외면당하는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