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을 말하는 데에 있어서 우리는 늘 우리 시각으로 또는 미국이라는 승전국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이해해 왔다. 하지만 전쟁 당사국인 일본의 눈으로 전쟁을 바라본다는 것은 그 만큼 태평양전쟁 전체를 보는 시야를 넓혀 준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일본인이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쓴 것이다.

 

태평양전쟁은 일본과 미국과의 전면전이었다. 또한 역사상 그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참혹한 해전 및 공중전이기도 했다. 또한 앞으로도 없어야 할 인류 역사상 최초의 원자폭탄이 사용된 전쟁이기도 했다. 태평양전쟁을 이해하려면 역시나 맞물려 있는 그 이전의 일들을 알아야 한다. 마치 수학에서 기초를 알아야 그 다음을 알 수 있듯이 말이다. 일본은 만주, 조선, 중국을 침략하여 그 여세를 확장하고 있었다. 영국과 프랑스가 앞다투어 아프리카를 식민지화하고 동남아시아 각국들 유린했듯이 말이다. 이미 제국주의 서구 열강이 보여준 식민지정책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일본은 2차대전이 시작되자 독일, 이탈리아와 3국동맹을 맺는다. 미국은 그때까지도 전쟁에 참전하지 않기로 하고 있었다. 영국은 커져가는 독일의 위세에 하루라도 빨리 미국이 참전하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미국은 급기야 헐노트라는 파격적인 최후 통첩을 일본에게 보낸다. 일본은 결국 대미전쟁이 임박했다고 판단, 진주만을 기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