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구모장군, 야마모토 이소로쿠 장군 등등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장군들을 중심으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는 특이한 형식의 책이다. 굉장히 유익하다. 특히나 각 인물들의 성격 및 행동양식, 전쟁을 대하는 방식 및 세계관, 역사관 등을 알 수 있고 이를 통해서 일본이 어떻게 패전국가가 되었는지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사실 일본이 미국과의 전면전을 했다는 사실은 넌센스다. 이미 영토의 크기, 물자, 인구, 경제력 등등 하나도 나을 것이 없는 일본 스스로도 대미전쟁을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계산은 없는 듯 했다. 그보다는 역시나 전쟁을 장기적인 소모형태로 끌고 가면서 평화조약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물론 결과론적으로 일본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흘러가 원자탕을 맞고 무조건 항복이라는 치욕을 맛보았지만 말이다. 이 책은 인물들을 중심으로 쓰여져 있어서 그러한 인물을 토대로 태평양전쟁이라는 역사를 단편적으로 알게 된다. 1941년 12월이 되자 일본은 결국 미국에게 선전포고도 없이 진주만을 기습공격한다. 나구모장군이 이끄는 함대는 하와이 진주만으로 이동중 이었고 워싱턴에서는 주미일본대사가 계속해서 협상을 하고 있었다. 진주만 기습은 결국 미국의 세계 제2차대전 참전이라는 명백한 명분을 주었고 이로 인해 영국, 프랑스 등의 동맹국들이 나치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음은 물론이었다. 미국의 그 괴물과도 같은 물량이, 수십국으로 구성된 연합국도 당해내지 못하고 있던 독일을 항복시켜 버렸던 것이다. 역시나 정신력고 물량 앞에서는 한계를 드러내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