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에 처음 사막을 여행하고 그 뒤로 30여년 동안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사막을 여행한 사람으로 집에 가서 자다가 침낭을 들고 정원으로 내려가 자는 것이 편한 사람. 저자는 도시화, 산업화를 통해 점점 확장되는 강철과 콘크리트, 유리와 아스팔트 사이에서 영원히 사라지고 찾을 수 없게 된 것들, 자꾸만 커지는 부에 대한 기대와는 정반대의 삶을 사는 사람들을 사막에서 발견했고 그런 것들을 동경해 세계의 사막을 찾아 여행하는 것 같다.

‘누구에게나 사막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사막이란 곳이 모래와 바람 등의 예기치 않은 위험과 환경에 맞서 아무도 없는 곳에 홀로 서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욕심을 버릴 수 있는 시간들이 되기에 각자의 사막이 필요하다는 말에 동감한다.

사막을 걸을 때는 절대 무리하게 땀나게 걸어서는 안된다고 한다. 땀이 나면 물을 먹어야 하는데 사막에서 먹을 물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적당한 선에서 만족하고 포기할 줄 알아야 사막을 가로지르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고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목표를 설정하고 나면 길가에서 만나는 수천가지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더욱 잘 구분할 수 있게 된다고 하는 말을 명심하고자 한다.

여행을 통해 그 지역의 역사와 춤, 그림 등의 문화를 배우고 그것을 책으로 잘 정리하여 못가본 사람들로 하여금 다녀온 효과를 보게한다. 요즘 텔레비전에 그런 프로들이 생겨서 눈으로 보고 즐기지만 책을 통해 여행자가 느끼는 여러 가지 멋진 것들과 고초를 상상하는 것도 즐겁다.

아킬의 아내의 이야기가 책 가운데 있는데 진짜 생존의 전문가는 직장생활을 하는 엄마인 아내라는 말에 동감한다. 아킬의 아내는 병원 물리치료사로 일하면서 집에 오면 아내로서 엄마로서 남편 뒤치닥거리, 집안일, 정원청소 등등 정말 멀티태스킹이 되어야 한다. 수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몰아닥쳐 어깨를 짓누르는 중압감으로 휘청거릴 때면 사막 한가운데 일인용 천막에 앉아 혼자만의 휴식을 누리는 남편이 부러웠다고 한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서로서로 행복하기 위해 각자에게 필요한 자유를 준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저자의 글을 보며 부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사막을 여행하는 것은 내키지 않는다. 그렇지만 아킬의 부인의 말대로 아내와 함께 하거나 또는 아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자유를 주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