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척 테일러는 1년 468번, 하루평균 1.28번꼴로 자위를 하고 횟수를 기록하며 컨버스 운동화에 집착하여 색깔별로 사 모으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손을 씻으며, 사물함이 제대로 잠겨 있는지 17번씩 확인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별난 고3 항상 정해진 규칙에 따라 행동해야만 하는 극심한 강박 장애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맺는 데에 어려움을 가진 척이 첫사랑 에이미를 만나 열등감과 콤플렉스를 극복해 나가는 소설이다.

나는 숲 한복판에 드러눕고 말았다. 동물의 배설물과 흙으로 덮인 바닥을 굴러다녔다. 나뭇잎을 한 움큼 쥐어서 머리카락에 대고 문질렀다. 흙이 묻은 손으로 얼굴을 비볐다. 내가 제일 싫어하던 것들로 온통 뒤범벅이 되었다. 잠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 느낌을 표현하는 데에는 ‘카타르시스’란 말이 딱 어울릴 듯하다. 나는 강박증에서 해방되었다. 나는 강박증을 유발하는 요소들로 온통 뒤덮여 있었다. 하지만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불안감이 나를 엄습하도록 그냥 내버려 두었다. 나는 자유로웠다. (p282)

“네 모습을 봐. 넌 캠핑을 하고 있어! 개도 손으로 잡았고. 네 모습은 더럽지만 넌 잘 견뎌내고 있잖아. 나와 스티브는 들러리일 뿐이고 척 테일러가 바로 주인공이야. 이런 일이 일어나게 만든 사람은 바로 너야. 이제 넌 무엇이든 할 수 있어. 네가 정말 자랑스러워.” (p290)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이다. “ 넌 무엇이든 할 수 있어. 네가 엄마, 아빠의 딸, 아들이라서 정말 자랑스러워.”

얼마 전 학교에서 중, 고등학생들을 많이 만났다. 많은 아이들이 호소하는 어려움은 공부나 친구관계의 어려움보다 부모님과의 관계였다. “우리 엄마는 칭찬을 한번도 안 해 줘요.” “전교에서 100등 올라서 칭찬받을 걸 기대했는데 그것 밖에 못하냐고 화내셨어요. 그래서 이제 공부 안 해요.” “우리 부모님은 싸우고 화만 내요.”

많은 부모들이 ‘내 자녀를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까?’ 고민을 한다. 학원에 보내는 것 보다, 선물을 사주는 것보다 “ 넌 무엇이든 할 수 있어. 네가 정말 자랑스러워.” 한마디가 더 소중하다. 부모에게 들은 긍정적인 말의 힘으로 인해 아이들은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 자녀들이 힘들 때 어려울 때 힘이 되어주고 싶다면 평상시에 이 말을 자주 그리고 많이 해주어야 한다.

“긴장할 때 노란색 콘스 신는 거 맞지? 그날 노란색 콘스를 신었잖아. 그리고 네가 자신없어 하는 큰 시험을 치를 때면 그 신발을 꼭 신었잖아.”

“그리고 그 근사한 분홍색 콘스를 신을 땐 지루하다는 뜻 맞지? 넌 지루하다고 불평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분홍색 콘스를 신고 있더라.”

“그리고 주황색이 뜻하는 건...”

“피곤함.”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알았냐고? 네가 기분에 따라 다른 색 신발을 신는 거 말야? 글쎄, 너한테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알게 됐어.”    (p302-303)                              

나는 과일을 좋아한다. 그래서 남편이 한번씩 과일 많이 산다고 핀잔을 준다. 사과와 포도, 과일마다 생김새, 맛과 향이 다르다. 사과는 사과라서 맛있고, 포도는 포도이기 때문에 좋아한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각각 타고난 개성과 성격이 다르고 좋아하고 잘 하는 분야가 다르다. 이렇게 다양한 아이들을 공부라는 잣대에 놓고 줄을 세우니 세상에 하나뿐인 귀하고 사랑스런 아이들이 열등감에 사로잡혀 자신을 비하하고 너무 일찍 자신의 가능성을 닫아 버린다.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건 사랑과 관심이다. 경쟁을 부추기고 완벽을 강요하는 학교와 부모, 그 속에서 자신감을 잃고 열등감에 사로잡힌 오늘의 10대들을 위해 부모님들이 먼저 이 책을 읽어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