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견만리(明見萬里)'는 만리 밖의 일을 환하게 살펴서 알고 있다는 뜻이며, KBS에서 매주 금요일 저녁에 방송되는 시사 교양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동명이기도 하다. 명견만리의 뜻 그대로 만리 밖의 읽을 환하게 살피는 것이 실제로 가능하겠냐만은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주변의 환경 뿐만 아니라 시야를 넓혀서 세상의 흐름을 이해하고 나아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잡아나가는데에 중요한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KBS <명견만리>제작팀이 만든 책 <명견만리>역시 이러한 취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이 책의 부제가 '우리가 준비해야 할 미래의 기회를 말하다'이기 때문이다.

 우선 이번에 소개할 책은 <명견만리>의 두 번째 책이다. 첫 번째 책은 인구, 경제, 북한, 의료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으며 이번 책은 윤리, 기술, 중국, 교육에 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특히 올해의 화두에 관한 키워드들을 잘 뽑아내어 평소에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을 알기 쉽게 잘 정리해 놓고 있다. 따라서 평소에 관심을 갖기 못했거나 잘 찾아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내용들을 편하게 습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하다고 볼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크게 네가지 부분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그 첫 번째가 윤리이다. 조금은 생소한 개념인 '소모 에코노미쿠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불황에도 착한 소비를 행하는 사람들을 이르는 말로 공정무역이나 소비를 통한 기부 등을 행하는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특히 요즘 같이 어려움이 커지는 시기에 서로 도와가는 사회를 만들어 나간다는 관점에서 생소했고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는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김영란 법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과연 우리 사회에서 왜 김영란 법이 필요한 것인지 그리고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이런 문제들을 접근하고 있는지 비교하고 있어서 이해하기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두 번째는 기술이다.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이 역시 큰 흐름이라는 것이 있다. 특히 작년 알파고와 함께 화두가 되었던 인공지능과 개방하고 공유하는 플랫폼 시대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정보 혁명이라는 3차 산업 혁명 다음으로 이어지는 4차 산업 혁명에 대비하는 우리의 시선과 자세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세 번째는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다소 걱정거리인 중국에 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중국은 매우 커져서 무시할 수는 없지만 친근한 존재는 아니다. 또한 여러 곳에서 중국 위기론이 대두 되고 있다. 이러한 부분들을 우리가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해서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교육이다. 이 책의 머릿말에서도 이야기 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오늘날 지식은 폭발하고 있어서 지식 총량이 3일마다 두 배씩 늘어난다고 한다. 이러한 세상에서 우리는 이 폭발하는 지식을 어떻게 습득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해외의 바람직한 교육의 형태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어찌 보면 <명견만리>의 내용 역시 폭발하는 지식 중 하나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폭발하는 지식 속에서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혹은 중요한 지식을 선별해서 습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명견만리>는 선별된 중요한 지식 중에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단순히 뉴스에서 제공하는 논란이 되는 혹은 부각되는 정보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큰 안목에서 세계의 흐름은 어떠한지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지 정확히 이해하고 알아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크게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