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12개의 사업을 시작했다> 책의 제목만 봤을 때는 매우 끌릴 수 밖에 없었다. 누구나 이런 상황을 꿈꾸지 않을까. 물론 창업에 몰두하여 본인의 사업을 성공시키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창업이 갖는 불안정성을 회피하기 위해서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기업에서 일하기를 선호한다. 물론 그 반대의 사람들도 존재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또한 기업에서 일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한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 입장에서는 언젠가는 자신만의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갖는다. 그런데 두가지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사람의 이야기가 있으니 솔깃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책을 읽고나면 나도 직장에 다니며서 12개의 사업을 하는 것이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저자처럼 하면 할 수는 있겠지만 결코 쉬운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고 챙겨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챙겨야 할 것들과 주의해야 할 부분들이 또한 이 책에 자세히 설명이 되어있다. 나의 설명이 오히려 헤깔릴 수 있겠으나 막연하게 직장을 다니면서 새로운 사업을 준비한다는 것과 실체를 좀 더 자세히 알았을 때 그 무게와 어려움들이 확실히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10퍼센트 사업가. 구글에서는 자신의 업무 뿐만 아니라 업무 시간의 10%를 투자하여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발전시킨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어쩌면 10퍼센트 사업가는 이러한 구글의 업무 방식의 연장선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세상 모든 기업이 구글과 같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그러한 제도가 없는 곳에서 스스로 그러한 방식을 찾아나가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정적인 회사에 다니면서도 나의 시간과 돈과 지식을 투자하여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만만하지가 않다.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혹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기가 어렵다. 그러한 확실한 아이템이나 신념이 있었다면 기업에서 일하지 않고 직접 사업을 시작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 책에서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찾는데 도움이 되는 질문들이 있다. 내가 매력을 느끼는 분야, 역할 혹은 업무를 찾아내고 정리하여 내가 가진 물적, 시간적, 지적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에 대해서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사업의 유형에도 여러가지가 있어서 내가 가진 자본을 투자하는 엔젤형 사업가가 될 것인지, 내가 가진 지적 자본과 시간을 투자하여 고문형이 될 것인지, 내가 가진 모든 자원을 쏟아내어 새롭게 만들어 내는 창업자 형이 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책을 읽고나서 직장에 다니면서 사업하는 것이 더 어렵게 느껴졌었는데, 아마도 실제로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내 시간과 돈과 지식을 할애해야 하는지 좀 더 실감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아직은 구체적으로 동기부여가 된 사업의 분야나 아이템이 없기 때문에 부족한 열정으로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적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른다.

내게 정말 필요한 혹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찾는 것은 어쩌면 평생 풀어야 할 숙제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이 저자의 경우와 같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주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평생 직장의 개념도 사라진지 오래되었고 고령화 사회에서 오래도록 경제 주체로 남기 위해서는 나의 직업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를 통해 나의 자원들을 분산투자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12개의 사업이 될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시도해 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