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렇게 안풀리는 날도 있지.
나만 재수가 없고, 나만 걸리고, 온갖 안좋은 일들이 굴비 엮듯이 줄줄이 꿰어 나올때.
누구에게나 한번쯤 있는 킹 왕 짱 재수 없는 날.

주인공 알렌산더의 하루는 아침부터, 학교에서, 그리고 집에 와서도 일이 꼬이기만 한다.

아침엔 침대머리맡에 뺏어두었던 껌이 머리에 온통 붙어버리고, 
스케이트보드에 걸려 넘어지고,  세면기에 스웨터를 빠트리고.

학교가는 길엔 자동차 중간에 끼여앉아 속이 울렁거리고,
학교에서는 친구와 토라지고, 엄마는 간식을 빼먹고,

신발을 사러 가서도 자신이 원하는 색의 운동화만 없고,
형과 싸울때도 나만 혼나고,
아빠 회사에 들려서는 사고만 치고,
심지어 집에 돌아와 목욕할때도 눈에 비누가 들어가 짜증나고,
잠자리에 들때도 좋은것들은 다 형자치.

알렉산더는 생각한다.  지구 반대편 나라에도 그런 날이 있을까....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그런 날은 있겠지.
요즘 아들래미가 팔에 반깁스를 하고 있어서 교실까지 바래다 주고, 이것 저것 좀 챙겨줬더니
딸래미가 서운해한다.
좋은 건 다 동생차지고, 자기는 신경도 안쓴다고.
게다가 피아노 콩쿨도 갑자기 날짜가 변경되는 바람에 엄마 아빠 다 못가게 됐다고 울쌍이다.
아마 울딸래미에게는 요즘이 그렇게 짜증나고 일도 안풀리고 하는 날일것 같다.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
좋은 날이 있으면 싫은날, 짜증 나는 날이 있는 것이지.
단지 짜증나는 날을 얼마나 현명하게 잘 보내느냐가 사람마다 다를 뿐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