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 송기역 작가는 대추리 주민들의 삶과 저항을 다룬 시 [트랙터 순례자들의 노래]로 전태일문학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허세욱 평전-별이 된 택시운전사], [흐르는 강물처럼-우리 곁을 떠난 강,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 등이 있다. 현재 여러 매체에 르포르타주를 기고하고 있다. 이처럼 시대의 깨어있는 정신을 말하는 그의 신작인 사랑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잊고 있던 역사의 순간을 이야기하고 있다.

청년의 모습으로 나오고 청년의 모습으로 삶을 마치게 되는 주인공 요셉 조성만을 생각할 때 어떻게 생각해야할까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흔히 붙이는 호칭도 어렵다. 열사로 불리우는 그의 이름에 ~씨' 라는 호칭으로 불러도 되는걸까, 그래서 그의 세례명을 같이 부르려 한다. 어린 나이에 하늘로 날아가버린 그에게는 선생이라는 호칭 또한 어울리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가 고뇌한 시대는 1980년대이다. 정치·사회·문화적 변화가 격변하는 시대이고 흔들리는 현실 속에서 같이 흔들릴 수 밖에 없던 청년들의 투쟁이 고스란히 책에 나타난다. 우리는 지금 촛불세대라 불리운다. 그때에 비하면 시대적 정신이 옅어 지기는 했으나 가슴 속 뜨거움은 사그라 들지 않고 드러내지 못한 채 안으로 더욱 타들어가는 것이 지금의 세대라 생각한다. 요샙 조성만이 살던 그 시기는 우리가 근현대사 책에서 배우는 때이다. 군사 정부의 억압과 언론의 자유가 통제되던 암흑 시기, 일제 시대를 거쳐오며 통제에 세뇌되어 익숙해 지지 않을까도 하건만 굴하지 않는 민족의 정신은 80년대가 되어도 여전히 불꽃을 피웠다. 그것이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것이 문제라 생각한다. 80년대 생인 나로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부모님 세대는 요셉 조성만과 같이 온 몸으로 부딪히며 몸소 겪던 시절일 듯 하다. 저항의 시기를 생각하면 나는 주로 천상병 시인이 생각이 났었다. 1960년대 말 동백림사건으로 인해 고문의 후유증을 겪어야 했던 그가 억압된 시대의 폐해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요한 조성만을 알면서 젊은 청춘을 불사르는 그 안타까움과 불꽃이 사그라드는 과정을 보는 것이 매우 안타까웠다. 

무교지향적인(자세히는 다신교 정도??) 나는, 가끔 명동성당을 지나가거나 복잡한 마음에 기도를 하러 갈때면 신부님의 말씀이 와닿기도 하고 아리송할 때도 있었다. 이해는 개인의 차이이고, 그 이해는 천주교에 관한 기본 지식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세상이 어지러워 질 때면 신부님의 말씀에도 현실이 투과되기 마련이다. 그럴때면 참으로 편협하지 않은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계시는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그런 그를 기리는 의미 있는 일이 성당과 천주교 주교단에 의해 거부되는 것을 선뜻 이해하기는 힘들었다. 지금의 교회도 시대와 같이 성장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다. 요셉 조성만의 고민은 보수화되는 교회와 세상 밖에서 고통 속에 있는 민중이었다. 신부의 길을 꿈꾸던 그에게는 더욱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책의 도입부에서는 왜 분신이라는 처참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을까 고민했으나 그가 죽어 남긴 뜻의 영향은 지대했다.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메세지이자 경종을 울리는 행위였다 생각한다. 다소 극진적인 면이 있으나 시대를 앞선 정신 때문에 그 또한 극에 몰릴수밖에 없었으리라,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에 아쉬울 뿐이다. 시대의 정신을 물려받아 정진하지는 않더라도 그가 사랑으로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하려는 노력을 했다는 것을 있지는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