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사랑에 실패했다고 해서 더 이상 사랑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했던 사랑 위에 새로운 사랑을 더하는 여자,

한 사람에 대한 마음 위에 그 사람에 대한 더 깊어진 마음을 더하는 남자.

별리와 휘열의 이야기를 만난다.

 

음.

지금은 너무나 가격이 올라버린 절판책 중 하나.

그러나 왜 그렇게까지 올랐을까 역시나 조금은 갸우뚱해지는 느낌.

 

같은 병원 의사와 조금은 요란하게, 다시 보며 그저 솔직한 사랑을 했을 뿐인데 좁은 병원이란 공간 속에 치부처럼 과거의 그림자를 떨궈뜨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30살 강별리.

친구의 애인으로, 그녀가 행복하다면 꼭 굳이 자신이 애인의 이름으로 살아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강별리를 5년간 짝사랑해온 35살 류휘열.

 

여자가 다른 남자와의 사랑에 솔직했을 때,

그녀를 사랑하는 여자는 그저 묵묵히 좋은 선배로 지켜보아 주었고

그 사랑에 실패하여 도피하듯 잠적했던 그녀를 기다리며

또한 가만히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바라며 그녀를 믿어주는 사람.

 

별리의 매력은, (의사이니 당연 머리는 총명할 테고)

어디서든 눈에 띄는 빼어난 미모와 몸매 그리고 있는 집 자식으로서의 타고난 자신감과 당당함이다.

모든 것을 다 갖춘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남자는 그다지 없었을 것 같다.

별리보다는 휘열의 그 한결같이 지고 지순하면서도 감성적이고 섬세한 마음이 훨씬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보면서 다시 한번 느낀 건.. 역시, 의학소설은 중박은 먹고 들어간다는 점.

지금까지 본 의학소설들은 다 어느 정도의 재미는 있었던 것 같다.

단 이책이 그나마 현실적인 건 - 레지던트 1년차에게 너무나 천재적인 재능과 드라큘라에 맞먹는 초인적인 힘을 부여하지 않고 적당히 모자라고 적당히 무능력하고 적당히 피곤해하는 딱 레지던트 1년차 스러운 별리를 그려냈다는 것.

남보다 1년 더 다니는 바람에 조금 더 아는 게 많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관장 천재니 혈액주사 천재니 그런 컨셉을 답습하지 않아 좋더라.

 

확실히 재미는 있는 책. 그러나 중고책값 2-3만원씩의 가격이라면..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