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변태적이고 야한 소설로 치부되기엔 이적요의 늙음이 너무 가슴아팠다. 은교는 상징적이었다. 평범하지만 젊어서 찬란한 처녀. 이적요는 은교를 욕망했다. 그건 젊음을 욕망한 것과 같은 것이다. 사랑했다고도 하지만, 그것까진 잘 모르겠다. 젊음을 욕망했다는 점에서 롤리타랑은 다른 의미의 작품이다. 읽으면서 내내 롤리타가 연상되었다. 미성년자를 사랑하는 나이든 남자란 얼개가 공통점이니까. 은교가 얄미웠다. 생각이 어리고 철없고 경망스러운 것이

젊음의 표상일지도 모르겠지만 모든 젊음이 그렇게 철없고 가볍진 않지 않은가. 하지만 그것이 젊음의 대표 이미지란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늙음은 죄가 아니라는 이 소설의 메시지는 참 마음에 든다. 다 같이 늙어가고 있는 마당에 왜 젊은세대는 늙은이들을 박대하는가. 늙었다고 해서 모든걸 초탈하고 어떤 욕망도 없는 것이 아니다. 늙은이도 나이들기 전에 욕망할 줄 아는 사람이며, 젊어지고 싶은 욕망을 주책이라고 생각하는 젊은이들도 언젠간 늙을 것이다. 노인의 욕망은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문제였는데 이번 기회로 늙음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