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읽기 시작해서 오늘 끝마친 전아리의 소설집 '즐거운 장난'. 작가가 고등학생 때 쓴 소설들이라고 들었는데 왜 문학 천재라고 불렸는지 알 것 같았다. 인물들이 고등학생이 쓴 것 같지 않게 폭넓고 능수능란 했다. 주인공 직업의 폭넓음에 깜짝 놀랐다. 무당아들부터 조폭에 난쟁이 광대까지. 주변이나 자신의 경험에 바탕한 거라면 고등학생이 그런 놀라운 경험을 직간접적으로 겪었다는게 대단한거고, 상상에 의존한거라면 상상력이 정말 세심하다고 할 밖에. 등장인물이 겪는 상황이나 대화같은 게 정말 실감났다. 몇몇 소설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모호하게 느껴졌지만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에 약자들의 삶을 재조명한 게 참 멋졌다. 다만 어색한 문장들이 눈에 띄었다. 마음에 꽉 차는 소설들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얻은 것이 많은 즐거운 독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