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큼한 맛의 성장소설. '즐거운 장난'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1인칭 연이라는 소녀의 이야기를 시간순으로 엮어놓았다. 11살 13살 15살 17살 19살 이어지지 않고 띄어져서 연작소설의 느낌도 들었다. 띄엄띄엄 끊어진 시간 틈에서 연이가 어떤 생활을 했을지 추측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연이는 어린 나이부터 발랑 까진 불량 청소년이다. 물건 훔치기를 밥먹듯 하지만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남들은 많은데 나는 없으니까 훔치는 건 당연한 것이다' 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아주 발랑 까졌다. 하지만 사랑스럽다. 물론 도덕적으로는 나쁘지만, 매력적이다. 자기 삶을 잘 추스려서 살아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에서도 고쳐주고 싶은 문장들에 눈이 보였다. 그리고 묘하게 이 작가가  로맨스 소설 좀 써 봤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 억측일 수도 있는데 문장이나 구절, 단어에서 로맨스 소설에서나 봤던 표현들이 조금씩 밟혔다. 사실 '즐거운 장난' 에서도 조금씩 보이긴 했는데... 이 소설에선 더 뚜렷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