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 카뮈의 유명한 저서들을 열거해보라고 한다면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이방인과 페스트가 있을 것이다. 그 저서들 중 나는 아직 이방인은 접해 보지 않았고 페스트라는 작품을 먼저 읽어봄으로써 알베르 카뮈를 알게 되었다. 사실 페스트라는 책을 접하게 되어 읽어 본 계기도 뮤지컬 '페스트'의 현수막을 보고 나서 알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연한 동기임에도 불구하고 페스트는 매우 강렬하다.

 

소설 '페스트'의 배경은 알베르 카뮈가 실제로도 살았었던 알제리의 오랑이라는 도시이다. 흔히 페스트라고 하면 우리는 중세 시대의 유럽을 휩쓸고 갔었던 흑사병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나또한 제목을 보고 나서 중세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 아닌가 하는 예측을 했었지만 내 예상은 빗나갔다. 소설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의 알제리의 오랑에서 시작된다. 오랑에서 의사로 살아가던 리유는 어느 날 도시에서 출처를 알수없는 정체모를 쥐 무리의 시체를 보면서 불길한 징조를 떠올리고 이는 결국 도시 전체에 페스트가 퍼져서 도시를 봉쇄하게 이르는 사태를 유발한다. 

 

소설은 페스트가 퍼진 고립된 도시 속에서 각기 다양한 모습으로 페스트를 극복하고 승리하려는 시민들의 모습을 너무나 잘 묘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의 일이라고 생각하며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생활하던 시민들의 삶 속에 페스트가 들어오게 되자 생기는 심리의 변화, 종교의 힘으로 회개하자고 하는 피늘루 신부, 그리고 타루와 리유와 같은 행동으로써 페스트를 극복하려는 자들까지 다양한 대응 방식을 보여주며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염원을 그려낸다.  

페스트, 희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