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듯 통증이나 고통은 몸이 상처를 입었을 때 경고 메시지를 보내주지. 그러면 우리는 앞으로 입을 상처에 대처하게 되고. 그러니까 고통은 우리를 보호해주는 무엇인 거지. 삶이 고통스러운 것을 우리는 피할 수 없어. 그래도 다행인 것은 고통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고통에 대한 태도가 바뀌고 삶에 대한 대처 능력이 생기는 거래. 고통을 통해서 결국 고통을 줄이게 되지. 131p

 

이 책은요, 연애소설 책이긴 한데요, 좀 무거운 연애소설이랍니다. 흠. 이 책을 읽고 나니 기분이 썩 좋지 않아요. 왜냐하면 책의 내용이 무겁기 때문이에요. 특히나 뱃속에 태아를 품고 있는 저로써는 차라리 보지 말았어야 하는 소설이었나 봅니다. 흑흑흑-

 

요가 강사이며 작가인 서인과 사진가이며 교수인 선우의 사랑이야기라고 볼 수 있는데요, 두 사람은 아주 큰 상처를 가지고 있어요.

서인은 17살에 몽유병이 도져 간 호숫가에서 강간을 당해 중절수술한 경험이 있고요, 아버지도 안계시고 엄마도 안계세요. 할머니의 손에서 키워졌죠. 또한 사랑의 아픔이 있고, 자식도 있지만 자신의 자신은 친오빠의 호적에 올라가 있는 상태. 여기까지만 봐도 그녀의 인생이 얼마나 꼬여있는지(?) 알겠죠.

선우는 부모님이 없이 보육원에서 자라다가 프랑스의 양 부모에게 입양이 되었는데요, 한번의 파양을 겪었고, 이중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프랑스에 입양된 후 자신의 첫사랑이자 여동생을 죽이게 되었고, 그 뒤로 그는 성격 장애를 겪게 됩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의 속에 있던 악마가 나와, 자꾸 성적으로 문란하게 되고 여자들을 살해하게 되는 것이지요. 흠. 이 두사람이 사랑이라는 단어로 만나서 벌어지는 은근히 스릴러 넘치는 이야기 입니다.

 

정말 사랑하지만 의심하게 되는 서인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사랑한다며 저렇지' 하고 공감도 가더라구요. 내 남자친구가 신비주의를 가진 인물이라면 그 인물자체에 매력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왠지 선우가 내 남자친구라면 참 무서울 것 같아요. 하~ 이래서 사람을 잘 만나야 하는구나 -

 

책의 중반부에는 여러 살인사건들과 서인, 선우의 과거등이 밝혀지면서 책의 재미가 더해집니다. 또한 범인이 누구인지, 선우의 정체는 뭔지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기게 되는데요, 결말은 다소 아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한창 기대하다가 갑자기 진부한 결말로 끝나버리는 느낌이랄까요. 암튼 저는 그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