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가 어머 어쩜 이렇게 재미가 있을까 이런 맛깔스런 대사 이렇게 웃기는 문장은 이 세상에 다시 찾아볼 수 없을거야하면서 혼자 감탄하거나 아항 그래서 요렇게 저렇게 전개되던 사건이 이런 식으로 폭발하더니 바로 저 클라이막스에서 비류직하 하강하여 참말루 써프라이징한 결론으로 맺어지는구먼하며 이역 나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식으로 혼자 탄복의 염을 할 때가 있는데 뭐 어느 쪽이 됐든 작가의 두뇌와 문장력이 참으로 존경스러운 건 안비밀이라고할까.

때로는 어떻게하면 그런 플롯 그런 스토리 그런 소재 그런 문체를 떠올려서 그런 식으로 구사해나갈 수 있는지 나같은 인간은 열두번 죽었다 깨나두 안될것만 같은데하며 손가락만 빨고있는 형편이라 어디 한번 작가는 어떻게 글을 쓰는지 그들의 창작비법이 은근 궁금해질 때가 있고 그래서 '작가의 글쓰기'를 들여다보게 되었으니 이것은 이름하야 11명의 대표소설가에게서 듣는 창작 코멘터리다.

오호 글타면 11명의 대표소설가는 어느어느 분이신지요?하는 물음이 뒤이어 나올건 엿장수 뻔데기처럼 뻔하지않나. 김다은, 공지영,구효서,명지현,방현석,심윤경, 이동하,이명랑,이평재,정유정,정이현 일케 11분이라는데 개인적으로 아는 이름도 있지만 모르는 이름도 있어서 더욱 흥미가 쏠린다. 어떤 소설을 썼을까하는.

허나 '작가의 글쓰기'의 본령이 무엇인지를 잊지는 말아야겠다. 이건 어디까지나 창작 코멘터리다. 그리고 이 창작 코멘터리를 쓰신 분도 작가다. 소설가 이명랑은 대학에서 소설창작 강의를 하다가 작가지망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주고자 이 11명 작가들(본인 포함)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당신은 어떻게 소설을 쓰셨는지요? 그리고 소설가로서 산다는 것의 의미는 뭐라고 생각합니까?

그렇다면 이런 질문-답변이 인터뷰 형식으로 묶여서 나온 창작 코멘터리 '작가의 글쓰기'가 작가지망생에게 도움이 될까?... 단언컨대.

소설을 쓰기로 결심했다면 첫문장 첫장면은 어떻게? 전개는? 주제는? 시점은? 문체는? 자료조사는? 퇴고는?...아아 소설이 이렇게나 쓰기가 힘들고 복잡하고 정교하고 계산적인건 줄 아으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라는 비명이 나올것만같다.

재미있는 것은 이제 막 소설을 쓰려고하는 사람의 글은 대개가 '아무도 읽고싶어하지않는 자서전이 되고 만다. 본인에게만 의미있는 일대기가 되기 일쑤'라는 지적이다. 솔직히 말해서 찔끔 새가슴이라 더욱 놀랐다. 

'작가의 글쓰기'는 소설을 공간과 인물과 사건으로 나눈다. 국어시간에 신물나게 외웠던 바로 그 '인.사.배'다. 어라 인사배와 옛날에 바이바이한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네. 역시 학창시절에 배웠던 게 가장 기본이라는 걸 또한번 깨닫는다.

글쎄 아무려나. 어쨋든 소설창작이란 부문에는 모든 이들에게 다 해당하는 매뉴얼이 존재할 리는 없고 百人百色이기는한데 그런고로 소설가 지망생들이여 소설창작의 염원을 불태우는 이들이여 그러니 부디 그 다양한 방법들을 참고해보시라는 거다. 시놉을 작성하고 미리부터 촘촘히 다 장면과 과정과 결말을 세심할 정도로 설계해놓고 시작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구체적인 구성을 하기도전에 무작정 덤벼들어 마치 소설이 유기체이기라도 한 양 그를 믿고 쓰기부터 시작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책에 나오는 작가님들은 더욱 일선에 나선 전사들이나 다름없는 분들이라 그 말씀에 반드시 얻는 바가 있을지니. 나에게는 공간을 장악할 것, 주인공은 작가자신부터 놀라게하고 슬프레하고 전율시키고 감동시키는 인물일 것, 갈등을 증폭시켜 해결할 것, 이런 말이 인상깊었다.

그리고 에필로그. '소설쓰기는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는 일이다'. 아무렴 맞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창작의 고통이란 실로 크고도 깊은 법이겠지요. 이 땅의 소설가 지망생들에게 그 노력의 산물이 결실을 맺기를 바래봅니다.